[투자의 창] 우려보다 낙관론에 투자하라

오성진 조인에셋투자자문 운용대표

이번주 한미·한중·미중 정상회담 등 정치 빅 이벤트가 연이어 열린다. 각국 정상이 정치·경제 현안을 논의함에 따라 금융시장에는 긍정적인 효과가 기대된다. 최근 글로벌 증시는 긴축이 본격화되고 있음에도 사상 최고가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정치적 이벤트나 테이퍼링(양적완화 축소)에 이은 긴축도 주가 상승 기세를 꺾지 못하는 상황이다.


증시 비관론자는 긴축 우려와 높은 밸류에이션을 주가 약세 요인으로 든다. 과거 경기확장기는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긴축정책 시행으로 종료된 사례가 많아서다. 실적보다 앞선 주가 상승에 따른 높은 밸류에이션은 버블의 시작이기도 했다. 각국 중앙은행은 빠른 경기회복세에도 인플레이션 기대치가 높아지지 않아 고민하고 있다. 경기 회복을 근간으로 하는 자산가격 상승을 방어하기 위해 불가피하게 금리 인상과 긴축에 나서고 있지만 물가 상승을 막기 위해 선제적인 금리 인상 필요성이 낮아지고 있다. 금리 인상과 긴축의 속도는 점차 느려질 수밖에 없으며 실물 펀더멘털을 훼손하지 않는 선에서 금융정책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기업이익과 주가를 근거로 하는 주가수익비율을 이용한 기업가치 평가는 현재 증시 상황에 적합하지 않아 보인다. 미국 증시를 평가할 때 주가순이익비율(PER)이 22배로 한국 증시 12배보다 높다고 평가한다. 과연 맞는 평가일까. 미국 주가 상승은 S&P500지수의 20%를 차지하고 있는 FAANG(페이스북·애플·아마존·넷플릭스·구글) 기업이 선도하고 이들 기업의 PER는 30배에서 200배에 이른다. 인덱스 밸류에이션이 높게 나타나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한국 증시는 시가총액의 28%를 차지하는 반도체 주식의 PER가 9배로 전체 지수의 PER를 낮추는 역할을 한다. 한미 밸류에이션 차이는 주도주의 밸류에이션에 따른 결과다. FAANG과 반도체의 밸류에이션 차이는 이익성장률 차이 탓이다. 따라서 현재 국면에서 밸류에이션에 대한 평가는 PEG 비율(PER를 연평균 예상 이익증가율로 나눈 것)이 타당해 보인다. 정보기술(IT) 업종이 높은 PER 밸류에이션에도 PER 배수보다 높은 이익성장률을 보인다는 점에서 밸류에이션 우려는 기우라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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