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에 따르면 이 연대에는 이직 회사원의 후생연금 등을 관리·운용하는 기업연금연합회와 일본의 대형 시중은행인 미쓰비시UFJ·미쓰이스미토모신탁은행·리소나은행·미쓰이스미토모자산관리 등이 참여한다. 이들 4개 금융기관의 일본 주식 운용액은 30조엔을 넘는 규모로 일본 전체 주식의 5% 이상을 보유하는 거대 기관투자가그룹이 탄생하는 셈이다.
이들은 올해 안에 기업지배구조 개선 등을 요구하는 서한을 수십개 투자기업들에 보내고 내년 6월 주총 시즌에 앞서 공동으로 기업들과의 대화에 나설 계획이다. 다만 주주총회에서의 의결권은 각각 독자적인 판단에 따라 행사하고 공동의 주주 제안도 하지 않는 등 상호 독립성을 유지할 방침이다. 일본에서 이러한 기관투자가의 ‘집단적 참여’가 이뤄지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집단적 참여’ 국제 흐름 발맞춰
상장기업에 발언권 강화 포석
일본 대형 기관투자가들이 연대하는 것은 주요 기관들끼리 손을 잡을 경우 개별적으로 움직일 때보다 상장기업에 대한 발언권을 강화할 수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장기적 기관투자가들의 입김이 강해지면 경영자들에게 기업가치 향상을 고민할 기회를 제공해 주가의 장기 상승에도 기여할 것이라고 신문은 설명했다.
이러한 기관투자가의 연대는 국제적 흐름이기도 하다. 일본에서는 기업 거버넌스 개선을 위한 기관투자가들의 ‘집단적 참여’가 처음 도입됐지만 미국이나 유럽에서는 금융위기 이후 기관투자가와 기업 간의 대화가 강하게 요구되고 있다. 영국의 경우 지난 2014년 업계에서 선도적으로 투자자포럼을 설립했으며 현재 35개의 공적연금 및 대형 운용사가 참여하고 있다.
상장지수펀드 (ETF) 등 주가지수에 연동하는 펀드 비중이 늘어나는 것도 연대를 촉진하는 요인이다. ETF는 보유종목은 많지만 펀드 수수료 비중이 낮아 각 운용사가 다수 기업과 대화하기에는 비용부담이 컸다. 신문은 “연대는 투자가로서의 책임을 다하며 비용도 분담할 수 있다”면서 ETF 거래 비중이 큰 미국 자산운용사 블랙록·뱅가드 등도 이같이 연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김희원기자 heewk@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