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골이 심한 어린이 편도부분절제술 고려해볼 만

수술 후 통증·출혈 적고 무호흡 개선효과 기존수술과 대등

주형로 하나이비인후과병원 전문의가 편도비대증 어린이의 상태를 진찰하고 있다. /사진제공=하나이비인후과병원


서울 노원구에 사는 주부 유모(39)씨는 7세 쌍둥이 아들의 심한 코골이 때문에 고민이다. 잘 때 입을 다물지 못하고 한참 동안 컥컥거리며 숨을 쉬지 못하다 가까스로 “푸”하고 숨을 몰아쉬는 수면무호흡 증세까지 보여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수술을 시키기도 두려워 선뜻 결정하지 못하고 있다.

이처럼 코를 골거나 평상시에도 입을 벌리고 숨을 쉬는 어린이가 적지 않다. 어른 이상으로 코를 골거나 수면무호흡증이 나타나기도 한다. 어른과 달리 입천장·목젖 뒤의 편도 조직이 커서 숨길인 기도를 막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코골이나 수면무호흡 증세가 계속되면 밤에 숙면을 취하기 힘들다. 그래서 숙면을 취할 때 왕성하게 분비되는 성장 호르몬의 분비장애로 또래 아이보다 체격이 작을 수 있다.

두뇌 성장에도 악영향을 끼친다. 혈액 내 산소포화도를 떨어뜨려 뇌에 산소가 원활하게 공급되지 못하면 집중력·기억력이 떨어지고 학습부진·주의산만으로 이어지기 쉽다. 입으로 숨을 쉬게 돼 앞니가 튀어나오고 얼굴이 길어져 외모에 안 좋은 영향을 미치기도 한다. 구강건조증·잇몸질환 위험도 커진다.


부모들은 코골이 자녀에게 수술을 해줄지 여부를 결정할 때 통증과 후유증 여부를 많이 고려한다. 아이가 더 크면 괜찮아진다는 이야기를 듣기도 한다. 반대로 3세 이하 소아에선 코·입을 통해 들어오는 감염균에 저항하는 면역기능을 담당하지만 3~5세 이상에서는 그 기능은 감소돼 수술로 제거하는 게 낫다는 견해도 있다. 어린이는 마스크를 쓰고 잠을 자는 동안 코로 공기를 불어넣어 줘 기도를 계속 열린 상태로 유지시켜 주는 양압호흡기를 이용해 치료하기도 어렵다.

기존의 편도절제술은 편도와 편도가 붙어있는 일부 피막 근육층까지 잘라낸다. 반면 ‘편도부분절제술(PITA)’은 귤껍질을 벗기듯 편도를 둘러싼 피막조직은 남겨두고 흡입·절삭 기구, 고주파 수술장비 등으로 안쪽 편도 조직만 제거한다. 수술 후 통증·출혈이 적고 피막 주위의 혈관·근육 손상을 줄일 수 있다. 증상 호전 및 무호흡 개선 효과는 기존의 편도절제술과 대등하다.

주형로 하나이비인후과병원 전문의는 “목젖의 양쪽에 있는 구개편도나 목젖 위에 있는 인두편도(아데노이드)가 너무 커 코골이·수면무호흡증이 심한 어린이(생후 36개월, 몸무게 15㎏ 이상) 등은 PITA 수술을 고려할 수 있다”며 “다만 편도선 주위 농양, 만성 편도선염 같은 염증 때문에 수술을 하는 경우라면 감염의 원인이 될 수 있는 편도조직을 완전히 제거하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손정협 인제대 상계백병원 이비인후과 교수가 PITA 수술을 받고 6개월 이상 지난 어린이 52명(평균 6세)을 설문조사한 결과 높은 만족도를 보였다. 수술 전 불편하게 느꼈던 코골이·수면무호흡 증상이 수술 후 개선된 정도 △개선된 증상이 수술 후 6개월 이상 잘 유지되는지 △전반적인 수술 만족도가 10점 만점에 9.1~9.3점을 받았다. 식사·수면 습관이 좋아졌다(76%), 감기로 병원을 찾는 횟수가 줄었다(41%)는 응답자도 꽤 됐다.

손 교수는 “소아의 코골이와 수면무호흡증은 수술적 치료의 결과가 매우 좋은 편”이라며 “PITA 수술은 수술 후 통증·출혈 위험이 적고 3일 뒤부터 정상적인 식사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임웅재기자 jael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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