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간단 답변 : 죽지는 않더라도 다량의 방사능에 노출된다.
유럽원자핵공동연구소(CERN) 의 거대강입자가속기(LHC)는 현존하는 세계 최대 입자가속기다. 비단 세계 최대가 아니더라도 입자가속기라는 물건 자체가 광속에 가까운 속도로 입자를 가속시키는 장치인 만큼 가까이 있어봐야 신상에 좋지 않을 것이라는 점은 초등학생이라도 본능적으로 알 것이다.
하지만 수백조 개의 입자가 돌아다니고 있는 LHC의 링 속이 아니라면 근처에 있는 것만으로 목숨을 잃지는 않는다. 다양한 안전장치들 덕분에 입자가 진공상태의 링을 뚫고 나와 몸에 구멍을 뚫을 일은 사실상 없다고 봐도 무방하기 때문이다. 이 입자들이 지닌 방사능 역시 입자의 방향을 제어하는 7,000여개의 초전도 자석에 의해 차단된다.
그렇다고 완벽히 안전하다고는 할 수 없다. LHC의 링이 지나가는 터널 전체가 전신 CT 촬영을 할 때 노출되는 수준의 방사능으로 채워진다. 이는 안전장치들조차 빔을 구성하는 입자들의 일부인 수조개 정도의 양성자가 초전도 자석 등의 하드웨어나 가스분자와 충돌해 다량의 방사능 입자를 발생시키는 것까지는 막지 못하는 탓이다.
즉 몇 분 이상 이 방사능에 노출될 경우 인체 세포에 악영향을 받을 수 있다. CERN이 LHC 작동 중에는 누구도 터널에 들어가지 못하도록 완벽한 보안설비를 갖추고 있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그런데 만의 하나라도 링 속의 양성자가 외부로 방출된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양성자 빔이 가진 운동에너지는 시속 150㎞로 달리는 400톤 고속열차가 지닌 에너지와 유사하다. 설령 슈퍼맨일지라도 이 빔을 맞고 살아날 수 있다고 보장하기 어렵다.
서울경제 파퓰러사이언스 편집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