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간단 답변 : 그렇다. 하지만 졸려서 그런 것은 아니다.




영화나 드라마를 보면 종종 한겨울 산속에서 조난당한 사람들이 잠들지 않기 위해 온 힘을 기울이는 모습이 나온다. 누군가 잠이 들기라도 하면 때려서라도 깨우려고 한다. 낮은 온도에서 잠이 들면 체온을 빼앗겨 목숨을 잃을 수도 있다는 이유에서다.

그런데 상식선에서 보면 너무 추울 경우 오던 잠도 달아나지 않을까. 정말로 추우면 잠이 오기는 하는 걸까.


이는 질문의 의도가 정확히 무엇인지에 따라 맞을 수도, 틀릴 수도 있다. 추운 곳에 오래 있으면 잠이 오는 것은 사실이지만 이것은 졸린 것이 아니라 조금씩 의식을 잃는 과정이기 때문이다.

인체는 저온 상황에 노출되면 몸을 떨어 열을 만들어내는 등 체온을 높이기 위한 방어 기전이 작동된다. 그러나 그 상태가 오랫동안 지속될 경우 인체의 방어기전으로는 도저히 감당할 수 없는 한계점에 도달, 체온저하를 막을 수 없게 된다.

이렇게 체온이 떨어지면 세포에 전달되는 에너지양이 감소, 모든 생체활동이 느려진다. 또한 혈관이 수축하면서 혈액에 산소공급조차 원활이 이뤄지지 못해 뇌신경이 둔해진다. 이런 이유로 점차 의식이 사라져 일종의 혼수 상태에 빠지는 것이다.

일주일 내내 잠만 잤더라도 추운 곳에 오래 있으면 잠을 떨쳐내기 어려운 이유가 여기에 있다.



서울경제 파퓰러사이언스 편집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