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영부인 멜라니아 트럼프 여사가 8일 국회에서 연설을 하기 위해 본회의장으로 입장하고 있다./이호재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8일 국회에 도착해 본관 1층 로비에서 “한국과 함께여서 대단히 영광이다. 감사하다”는 방명록을 남겼다.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8일 국회 연설은 철통 같은 경호 속에 진행됐다. 본청 주변에는 철제 펜스와 폭발물 탐지견이 등장했고 일부 출입구는 폐쇄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전11시께 국회에 도착해 외부에 노출되지 않은 1층 출입구로 본청에 입장했다. 정세균 국회의장이 국빈을 맞이했고 레드카펫을 따라 이동한 트럼프 대통령은 본관 1층 로비에서 방명록을 작성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과 함께여서 큰 영광이다. 감사하다”라는 글을 남겼다. 의장 접견실로 이동한 트럼프 대통령은 10분간 정 의장과 심재철·박주선 국회부의장, 여야 원내대표 등과 환담했다. 이날 환담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환대에 감사하다”고 인사한 뒤 “짙은 안개 탓에 비무장지대에 가지 못했다”며 아쉬움을 표한 것으로 알려졌다.
환담 후 트럼프 대통령이 국회 본회의장에 들어서자 여야 의원들은 일어나 박수로 환영했다. 정 의장은 트럼프 대통령의 연설에 앞서 “트럼프 대통령 내외가 이 자리에 함께한 것만으로도 한미동맹의 굳건함을 다시 각인시켜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아름다움과 지혜를 겸비한 멜라니아 트럼프 여사는 잠시 일어나 우리의 따뜻한 환영을 받아주시라”고 말해 영부인의 미소를 끌어냈다.
연설 중 한국의 경제·문화·스포츠 등 각 분야의 우수성을 극찬하던 트럼프 대통령은 특히 한국 여자 골퍼의 활약을 치켜세웠다. 그는 “올해 US오픈 여자골프대회는 뉴저지에 있는 트럼프 코스에서 열렸는데 한국의 박성현이 우승했다”며 “1위부터 4위까지 모두 한국 선수였다”고 강조했다. “축하한다”는 말과 함께 연설을 잠시 멈추고 박수를 치는 여유도 보였다. 이어 “몇 달 후 동계올림픽이라는 멋진 행사를 개최하게 된다. 행운을 빈다”며 평창동계올림픽의 성공 개최를 기원해 박수를 받았다.
한편 이날 조원진 대한애국당 의원은 연설 전 ‘한미동맹 강화’ ‘박근혜 전 대통령 즉각 석방’이라고 쓴 피켓을 본회의장에 들고 와 소리를 지르다 퇴장당했다.
국회 연설을 마친 트럼프 대통령은 국립서울현충원을 방문해 “여기 잠든 영웅들에게 경의를 표한다. 당신들의 희생은 언제나 기억될 것이다”라고 인쇄된 방명록에 서명했다. 25시간의 일정을 마친 트럼프 대통령은 경기 평택시 주한 미 공군 오산기지(K-55)에서 다음 순방지인 중국으로 향했다.
/송주희기자 ssong@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