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넥티드카 아이디어 선점...미래차 상생 생태계 구축

현대차 해커로드 본선
40개팀 모여 노하우 공유
내년엔 실리콘밸리서 열기로

8일 서울 강남구 파티오나인에서 열린 현대차그룹의 해커톤 대회 ‘해커로드 2017’ 본선에서 참가자들이 아이디어를 구현해 내기 위해 열띤 토론을 벌이고 있다./사진제공=현대차


#평일 오전7시 출근길, 주차장으로 내려와서 전자 팔찌를 낀 오른손을 쫙 펴면 차가 경적을 울리며 신호를 보낸다. 물론 차 키는 없다. 손가락을 옆으로 움직이는 동작만으로 문이 열린다. 평소 출근 시간을 아는 차는 미리 기상정보를 파악해 스스로 온도와 습도를 조절해뒀다.

1~2년 내 일상생활에서 접할 수 있는 자동차의 모습이다. 8일 서울 강남구 파티오나인에서 현대차(005380)가 ‘커넥티드카’를 주제로 개최한 ‘해커로드’ 본선. 대학(원)생으로 구성된 30개팀과 스타트업 10개팀은 톡톡 튀는 아이디어를 시스템으로 구현하느라 정신없었다. 비클래식스팀을 이끌고 출전한 가톨릭대 이윤재씨는 “차량이 스스로 외부 환경을 인식하고 실내온도를 조절하는 공조시스템을 개발하고 있다”면서 “여름철에는 탑승 전 에어컨이 작동되고 겨울에는 히터가 차 내부의 온도를 미리 높여 운전자에게 쾌적한 환경을 제공하는 식”이라고 소개했다.


특히 안전이 화두였다. 전체 40개 팀 중 14곳이 안전과 운전약자서비스, 영상인식 기술 등 안전과 관련한 아이디어를 제시했다. 자율주행차 시대가 성큼 다가오면서 안전성 확보에 대한 인식이 커진 데다 고령 운전자들이 늘어나고 있는 현실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해피로(老)드’ 팀 대표 유지원씨는 “차량이 운전자의 혈액형과 나이 등 생체정보를 미리 파악하고 사고 시 119와 연결해 즉시 비상조치를 받을 수 있도록 하는 앱을 개발하고 있다”면서 “사고 발생 시 가속페달의 동작을 정지시켜 고령 운전자가 브레이크를 혼동해 발생하는 급발진 사고도 막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캐나다의 한 회사가 개발한 손목용 의료기기를 차량과 연결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고 밝힌 배태준 모비웨어팀 대표는 “차량이 운전자의 생체 정보를 인식하고 이상이 발견되면 차를 세우는 기술로 배우 김주혁씨의 교통사고 같은 사례를 미리 예방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해커로드’는 현대차그룹이 주최하는 ‘해커톤(Hackathon)’ 대회의 명칭이다. 해커톤은 해킹(Hacking)과 마라톤(Marathon)의 합성어로 프로그램 개발자와 설계자 등이 팀을 이뤄 한 장소에서 아이디어를 도출하고 소프트웨어 개발 프로젝트를 완수하는 것을 말한다. 2000년대 미국 실리콘밸리 업체들이 시작해 지금까지 구글·애플 등 많은 정보기술(IT) 기업들이 해커톤을 통해 새로운 아이디어를 찾고 있다.

현대차는 해커로드를 대표적인 오픈이노베이션(개방형 혁신) 창구로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대학(원)생으로 제한을 뒀던 참가 자격을 이번 대회부터 스타트업으로 확대한 것도 이 때문이다. 본선 이후 결선에서 선발된 스타트업팀에는 직접 투자도 할 방침이다. 내년부터는 이 대회를 해외까지 확대하기로 했다. 첫 지역은 미국 실리콘밸리다.

박동일 현대·기아차 차량IT개발센터장은 “현대차그룹은 외부의 다양한 인재, 스타트업들과 오픈이노베이션을 통해 동반 성장할 수 있는 혁신 생태계를 조성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조민규기자 cmk25@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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