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보훔루르대와 이탈리아 우디네대 등이 참여한 국제공동연구진은 피부 겉층이 떨어져 나가는 유전병인 ‘연접부수포성표피박리증’(JEB)을 앓는 7세 어린이에게 줄기세포로 만든 피부를 이식했다고 국제학술지 네이처를 통해 9일 밝혔다.
JEB는 피부 표면을 구성하는 표피가 피부에서 떨어지지 않도록 하는 유전자인 LAMA3와 LAMB3에 돌연변이가 발생해 생기는 질환이다. 외부 환경으로부터 피부를 지켜주는 표피가 없으면 쉽게 면역체계가 약해져 미생물에 감염되고 암에 걸리기도 한다. 성인이 되기 전에 환자의 절반가량이 사망하는 심각한 질환이지만 아직까지 근본적인 치료법이 없다.
연구진은 환자의 피부 4㎠ 정도를 떼어내 줄기세포를 채취한 뒤 돌연변이가 없는 정상 유전자를 넣어주고 이를 표피로 만들어 다시 이식했다. 줄기세포에 유전자를 넣을 때는 바이러스를 이용했고 전체 피부 면적의 80%인 0.85㎡에 달한다. 8개월 뒤에 이식한 피부가 정상적으로 자리잡는 것을 확인했고 21개월 후에도 제 기능을 유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논문에서 “이전에도 같은 방식으로 피부 이식에 성공한 적이 있지만 그때는 면적이 0.06㎡에 불과했다”며 “JEB처럼 피부가 벗겨지는 질환을 앓는 환자가 전 세계 50만명으로 추정되는데 이들에게 이번 치료법이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고광본 선임기자 kbgo@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