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가폰 잇단 등장에…치솟는 할부수수료

아이폰X 256GB, 10만원 넘어
갤럭시 노트8 등도 7~8만원 부담
할부 통한 구매 유도 개선돼야



100만원이 훌쩍 넘는 고가 스마트폰이 잇따라 출시되면서 고객들의 할부수수료 부담이 덩달아 증가하고 있다. 최근 출시된 프리미엄 스마트폰은 할부수수료 부담이 10만원 안팎까지 치솟아 이에 대한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9일 이동통신업계에 따르면 오는 24일 국내에 출시되는 애플의 ‘아이폰X’ 256GB 모델 공기계 가격은 163만원이다. 24개월 할부 구입 시 이통3사의 할부수수료율 5.9%를 적용하면 총 부담해야 할 할부수수료만 10만1,940원이다. 조만간 정해질 아이폰X의 이통사 출시 가격은 공기계 대비 5만원 이상 저렴할 것으로 보이지만 할부수수료 부담은 여전히 10만 원에 육박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 선보인 프리미엄 스마트폰의 할부 수수료도 8만원 내외로 상당히 높다. 지난 9월에 나온 ‘갤럭시노트8’ 256GB 모델(125만4,000원)을 24개월 할부 구입 시 7만8,500원의 할부수수료 부담이 생기고 ‘아이폰8플러스’ 256GB 모델(128만8,700원)은 할부수수료가 8만300원이다. 비교적 저렴한 ‘아이폰8’ 256GB모델(114만2,900원)은 7만1,500원의, LG전자의 ‘V30’ 128GB 모델(99만8,800원)은 6만2,500원의 할부수수료 부담이 각각 발생한다. 국민의당 신용현 의원실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이통3사가 이같이 할부수수료로 거둬들인 금액은 5,200억원에 달한다.

이통3사의 할부수수료율은 5.9%로 비교적 높다. KT의 경우 최근까지 6.1%의 수수료를 받았지만 지난달부터 SK텔레콤이나 LG유플러스와 같은 5.9%로 낮췄다. 최근 시중은행 예적금 이자가 2% 내외인데다 4% 내외의 저렴한 신용대출 상품도 많다는 점을 감안하면 수수료율이 지나치게 높다는 지적이다. 이통사들은 제휴 카드 등을 통해 일부 고객의 할부수수료를 대납하고 있지만 이는 비중이 작다.

이통사들도 할 말은 있다. 할부수수료는 3% 내외의 할부이자와 2.9% 내외의 신용보험료로 구성되기 때문이다. 신용보험료의 경우 이통사가 고객이 할부금을 제때 내지 못할 것에 대비해 가입한 보험료다. 이를 이통사가 아닌 고객이 비용을 부담한다는 점에서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는다. 특히 할부신용보험료 납부액이 지난 2012년 4,077억원에서 지난해 2,117억원으로 낮아진 만큼 추가로 낮출 여지가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할부수수료와 관련해 이통사들은 “약관 고지 등을 통해 알렸고 법적인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한국소비자원 조사에 따르면 이통사 고객 10명 중 3명은 단말기 구입시 발생하는 할부수수료에 대해 잘 알지 못하는데다 일선 판매점에서 할부를 통한 구매를 유도하고 있어 이를 개선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한 통신업계 관계자는 “일각에서는 단말기자급제를 해결책으로 제시하는데 소규모 자영업자들을 중심으로 단말기 유통망이 짜여진다면 고객이 부담해야 할 할부 수수료가 되레 높아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양철민기자 chopi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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