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사람] “정부가 풀어야할 것은 돈 아닌 규제...신산업 싹 자르지 말아야"

“대기업과 구산업 이익 대변하기 위해 신산업 싹 잘라서는 안돼, 네거티브 규제로 전환해야”
"이니시스할때보다 규제늘어, 지금 규제 시스템으로는 이니시스와 같은 신산업 나올 수 없어"
“4차산업혁명위, 30~50년 먹거리 찾아야, 장병규 위원장 일할 수 있도록 대통령 지원해야”

“벤처 창업을 지원할 때 정부가 매년 조 단위를 푸는 것보다 규제를 풀어야 해요. 돈만 풀면 부작용이 생기죠.”

권도균 프라이머 대표는 “지금 규제는 공공의 이익보다 기존 산업과의 오랜 유착에 따른 것으로 일종의 산업 적폐”라며 “대기업과 구산업의 이익을 대변하기 위해 신산업의 싹을 미리 자르는 경향이 있다”고 지적했다. 공정경쟁 환경을 만들고 일정한 규모가 되면 공공의 이익과 안녕을 해치는지 봐 규제하면 된다는 것이다. 심지어 “공무원과 정치인이 너무 열심히 일해 이니시스를 창업할 때보다 지금 규제가 더 많아졌다”고 꼬집기도 했다.

그는 “전자결제 사업을 처음 시작할 때 여신전문금융업법의 형식논리로만 보면 불법이었다”며 “지금 규제라면 못했을 텐데 5~6년 하며 커지니까 ‘까드깡’도 들어오고 부정적인 일이 생겨 재정경제부·국세청에서 논의해 법을 약간 고치고 합법화해 산업은 발전했다”고 털어놓았다. 이어 “중국은 신산업이 클 때는 내버려뒀다가 규모가 커지면 문제점을 파악해 법을 보완하며 양성한다”며 네거티브 규제로의 전환을 역설했다.


권 대표는 정부가 앞으로 3년간 매년 1조원을 벤처스타트업에 지원하겠다고 밝힌 것과 관련해 “돈보다 규제를 풀어 상상력이 발휘되도록 해야 한다”고 힘줘 말했다.

그는 “수수료를 받고 정부지원금 따주는 컨설팅사도 많다. 돈에 초점을 맞추면 농업에서 보듯 경쟁력을 가질 수 없다”며 “막혀 있는 것을 터줘 창의적이고 도전적인 시장을 열어줘야 한다. 능력 있는 사람이 살아남고 이길 수 있도록 해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공인인증서도 공인인증기관 외에 민간에도 맡기고 신차·중고차 거래, 자율주행차, 핀테크, 헬스케어 등의 규제도 개선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심지어 방문 네일아트마저도 30~40년 전 만들어진 보건법으로 규제해서는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공공 부문에 세금으로 벤처 생태계를 망가뜨리지 말고 시장을 키우라는 제안도 했다. 그는 “더치트닷컴이 돈만 받고 물건은 안 보내는 사기 피해를 막기 위한 비즈니스모델을 만들어 10년 넘게 했는데 경찰청이 따라 하며 내부 포상까지 했다”며 “외국인이 미리 난타 티켓 등을 예매해 방한하도록 4~5년 열심히 한 스타트업도 있는데 한국관광공사가 똑같은 모델에 7~8억원의 예산을 썼다”고 전했다. 이어 “미국과 유럽은 공공 부문이 (국가안보에 관계되지 않으면) 제품을 사준다. 미국 정부는 구글 서비스를 쓴다”며 “한국은 ‘공공 부문을 민간에 맡길 수 있느냐’며 공무원전산원 등 소위 위장계열기관이 엄청 많다”고 한탄했다.

그는 4차산업혁명위원회에 대해서도 “미래 먹거리를 찾는 절박한 심정으로 임해야 한다”며 “장병규 위원장이 사업 경험도 많고 새로운 시각에서 접근하려고 할 텐데 말 잔치로만 끝나지 않고 실질적으로 일할 수 있도록 대통령과 정부가 힘을 실어줘야 한다”고 말했다. /고광본 선임기자 kbgo@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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