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오롱글로벌이 설립한 ‘코오롱하우스비전’에서 운영하는 여성전용 임대주택 ‘커먼타운(Common Town)’의 내부 . /사진제공=커먼타운
임대주택 시장이 빠르게 진화하고 있다. 한국에서 기업형 임대주택 시장이 본격적으로 열린 것은 불과 한두 해 전이다. 임대주택 시장에서 대중적으로 가장 잘 알려진 KT그룹 계열의 KT에스테이트가 공급하는 ‘리마크빌’이 첫 선을 보인 것이 작년 7월이다. 리마크빌은 서울 동대문 1호점을 시작으로 현재까지 4개 사업장에서 2,231가구를 공급했다. 역사는 짧지만 국내 임대주택 시장의 변화는 빠르게 일어나고 있다. KT와 같이 임대주택으로 활용할 수 있는 자산을 다수 보유하고 있는 기업뿐만 아니라 건설 및 부동산 회사, 공유 오피스 업체 등 다양한 회사들이 임대주택 시장에 진출하면서 시장이 빠르게 커지고 있다. 여기에 밀레니얼 세대의 등장, 인구 감소 및 1인 가구의 증가 등으로 소비자들의 취향과 특성이 다양해지면서 시장이 점차 세분화되고 있다. 앞으로 임대주택 시장에서 소비자들의 선택의 폭이 더욱 넓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대표적인 예가 코오롱글로벌이 설립한 ‘코오롱하우스비전’에서 지난 2월 첫 선을 보인 여성들을 대상으로 하는 임대주택 ‘커먼타운(Common Town)’이다. 커먼타운은 다세대, 빌라, 오피스텔 등 기존 재고주택을 소유하고 있는 집주인과 계약을 맺고 임대주택으로 개발한 다음 코오롱이 임대운영까지 맡아 하는 사업이다. 직장과의 거리를 중시하는 밀레니얼 세대의 특징을 고려해 압구정, 청담동, 한남동, 여의도, 방배동의 서래마을 지역을 중심으로 총 10여 개의 여성 전용 임대주택을 선보였으며, 최근에는 경리단길과 성수 카페거리 등 젊은 층의 선호도가 높은 지역에도 진출했다.
공유 오피스 업체들의 임대주택 시장 진출도 눈여겨 볼 부분이다. 공유 오피스 업체 ‘패스트파이브’는 임대주택 시장 진출에 앞서 최근 강남역 인근에서 오피스텔을 단기 임대해 시범 사업을 진행했다. 패스트파이브는 향후 시행사, 부동산자산운용사 등과 손 잡고 작게는 500가구, 많게는 1,000가구 규모의 임대주택을 공급할 계획이다. 김대일 패스트파이브 대표는 “서울 역세권을 중심으로 방은 작지만 20~30대가 좋아하는 특색 있는 라운지나 F&B와 같은 공용 공간을 많이 갖춘 임대주택을 공급할 계획”이라며 “임대료는 주변 시세와 비슷하거나 약간 높게 책정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또 모임공간 토즈로 유명한 공간 서비스 업체 피투피시스템즈도 임대주택 시장 공략을 위해 ‘리브토즈’를 선보일 계획이다. 김윤환 피투피시스템즈 대표는 서울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리브토즈는 단순히 혼자 사는 사람을 위한 것이 아닌 목적성이 뚜렷한 개인을 위한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며 “주거 공간에서 일을 많이 하는 사람, 공부를 많이 하는 사람, 개인적인 시간을 주로 보내는 사람 등 다양한 고객의 목적에 따라 세 가지 유형의 공간을 만들고 다시 주거 공간의 규모에 따라 네 가지 유형을 만들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한국보다 앞서 임대주택 시장이 발달한 일본만 보더라도 대기업들이 공급하는 임대주택뿐만 아니라 소규모 사업자들이 공급하는 다양한 유형의 임대주택이 있다”며 “한국은 이제 막 변화가 시작되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 특색 있는 임대주택 업체들이 더 많이 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고병기기자 staytomorrow@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