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한국수입자동차협회에 따르면 올해 1~10월 수입 하이브리드카는 총 1만6,833대가 팔렸다. 이는 전체 판매의 9.6%에 해당한다. 남은 11월과 12월 판매가 10% 달성의 관건이다.
현재로서는 가능성이 충분하다. 한국 수입차 시장에서 가장 많은 사랑을 받는 렉서스 ‘ES300h’ 판매가 꾸준하고 최근에 풀체인지된 도요타 ‘캠리’도 하이브리드가 주력 모델이다. 여기에 렉서스가 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NX’의 페이스리프트 모델을 이번 주 출시하는데 이 역시 하이브리드 모델인 ‘NX300h’가 주력이다. 이들 두 차종의 신차효과가 어느 정도냐가 10% 벽을 넘느냐를 결정지을 것으로 보인다.
하이브리드차에 또 하나 유리한 부분은 지난 9일 환경부가 BMW, 메르세데스-벤츠, 포르쉐에 대해 인증 관련 행정처분을 하면서 이들 3사의 상당 수 차종이 당분간 판매 중지된다는 점이다. 고급차 고객 중 일부가 렉서스 하이브리드차로 이동할 가능성이 있다.
한국 수입차 시장에서 하이브리드카의 지난 세월은 길고 긴 도전의 역사였다. 가솔린 고급차에 대한 전통적 선호, 한때 판매 비중이 70%에 육박할 정도였던 디젤 열풍에 맞선 도요타와 렉서스의 도전은 무모해 보이기도 했다.
나카바야시 히사오 전 한국토요타 사장은 한국 수입차 시장의 하이브리드카 점유율이 2.5%에 불과하던 2010년에 부임해 “하이브리드차의 가치를 한국 소비자들에게 알리는 데 모든 것을 걸겠다. 하이브리드차로 독일 디젤차와 진검승부하겠다”고 외쳤다.
그러나 하이브리드차 점유율은 2011년 3.7%, 2012년 4.8%, 2013년 3.7%, 2014년 3.9%, 2015년 4% 등 저조했고 대신 디젤차 점유율은 2010년 25.4%에서 2015년 68.8%까지 급성장했다.
그러던 시장에 변화가 나타난 건 지난해다. 이른바 ‘디젤 게이트’가 터지면서 소비자들의 관심이 하이브리드카에 쏠리기 시작해 점유일이 7.2%로 급상승하더니만 올해는 10% 고지를 넘보게 됐다.
실제로 올해 10월까지 수입차 시장 베스트셀링카 2위는 렉서스 ES300h(6,357대)로 1위인 BMW 520(6,472대)를 바짝 뒤쫓고 있다. 10월에는 도요타 캠리 하이브리드가 423대 팔리며 월별 베스트셀링카 7위에 올랐다.
한국토요타는 디젤 게이트의 반사이익보다는 소비자들의 인식 변화가 하이브리드 인기의 원인이라고 밝히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하이브리드카의 친환경성에 대한 소비자의 인식이 높아졌다”면서 “친환경성과 경제성이 소비자들의 주된 선택 이유”라고 말했다.
구매 고객 대부분은 전시장에 왔다가 영업사원의 권유로 하이브리드를 선택하는 것이 아니고 하이브리드차를 사기 위해 전시장을 찾아와 계약한다는 게 한국토요타의 설명이다. “하이브리드도 기름을 넣냐”고 묻는 고객이 있었을 정도로 인식이 취약했던 시절과 비교하면 큰 변화다
그렇다면 어떤 하이브리드카가 국내에서 잘 팔릴까. 10월 판매량을 보면 렉서스 ES300h가 555대로 1위이고 그 뒤를 캠리 하이브리드가 뒤따르고 있다. ES300h는 2.5ℓ 가솔린엔진과 전기모터를 결합해 시스템 최고출력 203마력과 최대토크 21.6㎏·m을 내며 복합연비는 14.9㎞/ℓ다. 캠리 하이브리드 역시 2.5ℓ 가솔린 엔진과 전기모터로 211마력의 출력을 내며 16.7㎞/ℓ의 우수한 연비를 달성했다.
10월 하이브리드차 시장 3위는 토요타 ‘프리우스’가 163대로 3위다. 4위와 5위는 렉서스의 SUV인 NX300h와 RX450다.
하이브리드차라고 토요타와 렉서스만 있는 건 아니다. 같은 일본의 혼다와 닛산도 나름의 성과를 거두고 있다. 10월 하이브리드카 판매 6위는 혼다 ‘어코드 하이브리드’(82대)가 차지했고 9위는 닛산의 고급차 인피니티의 ‘Q50 하이브리드’(57)가, 10위는 ‘무라노 하이브리드’(25대)가 이름을 올렸다.
/맹준호기자 next@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