귓불에 주름 있으면 치매·심장질환 검진 받으세요

귓불 아래쪽에 생긴 ‘대각선 주름’(왼쪽)은 치매·심장질환의 신호가 될 수 있다. 대각선 귓불주름이 있는 인지장애 환자 중 69%는 미세혈관이 막혀 뇌가 하얗게 변성(오른쪽)되는 혈관성 치매가 원인이었다. /사진제공=경희대병원


귓불 아래쪽에 생긴 ‘대각선 주름’은 치매·심장질환의 신호가 될 수 있으므로 정밀검진을 받는 게 좋다는 지적이 나왔다.

13일 경희대병원에 따르면 이진산 신경과 교수(주저자)와 서상원 삼성서울병원 신경과 교수(교신저자)팀이 ‘대각선 귓불주름과 인지기능장애(치매)와의 연관성’ 연구 논문을 국제저널 ‘사이언티픽 리포츠’(Scientific Reports)에 발표했다.

대각선 귓불주름은 노화와 연관된 신체 증후 가운데 하나로 알려져 있지만 모든 사람에게 나타나는 것은 아니다. 연구팀이 정상인 243명과 인지장애가 있는 알츠하이머·혈관성 치매환자 471명을 관찰해보니 인지장애 환자는 59%(279명), 정상인은 44%(107명)가 대각선 귓불주름이 있었다.


대각선 귓불주름이 있는 인지장애 환자 279명 중 69%(193명)는 대뇌백질 변성이, 59%(165명)는 베타-아밀로이드 침착이 원인이었다. 대각선 귓불주름이 없는 인지장애 환자의 대뇌백질 변성자 비율은 44%, 베타-아밀로이드 양성자 비율은 52%였다.

대각선 귓불주름이 있는 사람의 귀와 뇌를 자기공명영상(MRI)으로 찍어보면 미세 혈관들이 막혀 하얗게 변성된 곳들이 보인다. 귓불에 주름이 있으면 없는 사람보다 이런 변성 위험이 7.3배, 치매 위험이 2배 정도 높았다.

이진산 교수는 “귓불에 주름이 생겼다면 인지장애, 특히 대뇌의 백색변성, 허혈성 질환과 베타-아밀로이드가 많이 쌓였다는 신호가 될 수 있다”며 “1973년부터 최근까지 대각선 귓불주름과 허혈성 심장질환, 고혈압, 당뇨, 대사증후군, 뇌졸중 등 다양한 질환과의 연관성을 다룬 논문이 계속 발표되고 있지만 인지기능장애와의 연관성을 다룬 연구는 이번이 처음”이라고 설명했다.

그동안 해외 연구에서는 귓불 주름이 심장혈관 질환과도 관련이 있다는 연구가 끊이지 않았다. 급성 뇌졸중으로 입원한 241명 환자 중 79%에서 귓불 주름이 발견됐다는 연구결과가 그 예다. 귓불·뇌의 미세혈관이 막혀 있으면 심장 주변에도 비슷한 이상이 있을 가능성이 크다.

/임웅재기자 jael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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