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란데 효과' 세르비아전서도 통하나

그란데, 직접 준비한 영상 통해
대표팀 콜롬비아 격파에 일조
미냐노 코치, 컨디션 관리 '치밀'
대표팀 확 바꾼 두 외인 코치 효과
올 마지막 A매치도 빛낼까 관심

토니 그란데(오른쪽) 한국축구 대표팀 수석코치와 하비에르 미냐노 피지컬 코치. /연합뉴스


요즘 우리나라 축구 팬들 사이에서 부쩍 많이 언급되는 이름 중 하나가 바로 토니 그란데(70·스페인)다. 그란데가 지난 6일 수석코치로 합류한 뒤 한국 대표팀은 10일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13위의 강호 콜롬비아를 2대1로 잡았다. 축구 대표팀의 A매치 승리는 무려 7개월여 만이었다. 비난의 중심에 섰던 한국 축구는 극적 반전에 성공했다.

아무리 저명한 외국인 코치라고 해도 대표팀에 합류한 지 4일 만에 팀을 바꿔놓는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한 일이다. 그러나 2003년까지 레알 마드리드 B팀 감독과 수석코치, 2008년부터 지난해까지 스페인 대표팀 수석코치로 일한 그란데의 효과는 기대 이상이라는 반응이 지배적이다.

스페인 대표팀 수석코치로 두 차례 월드컵을 경험한 그란데 코치는 콜롬비아의 경기 영상자료를 직접 준비해 비디오 미팅 때 활용했다. 콜롬비아 에이스 하메스 로드리게스를 찰거머리 마크로 괴롭힌 고요한(서울)은 그란데 코치가 제공한 영상을 반복해서 보며 로드리게스 봉쇄법을 익혔다고 한다. 그가 에이스 마크맨으로 나선 것도 그란데 코치의 조언에 따른 것이었다.

또 다른 스페인 스태프인 하미에르 미냐노(50) 피지컬 코치는 유럽파 선수들의 컨디션을 치밀하게 관리해 경기 중 가벼운 몸놀림을 이끌어냈다. 미냐노 코치도 레알과 스페인 대표팀에서 그란데 코치와 함께 일한 경력이 있다.


외국인 코치진이 불어넣은 긍정적 기운이 유럽의 복병 세르비아전 승리로도 이어질 수 있을까. 14일 오후8시 울산문수경기장에서 열리는 세르비아와의 평가전은 대표팀의 올해 마지막 A매치다. 다음달 일본에서 일본·중국·북한과 치를 동아시안컵이 있지만 국제축구연맹(FIFA)의 A매치 데이 경기는 아니다. 동아시안컵 명단은 국내파 위주로 구성할 계획. 해외파와 국내파를 망라한 대표팀 경기는 14일이 올해 마지막이다.

한국축구 대표팀 선수들이 14일 세르비아와의 평가전을 앞두고 신태용 감독의 지시를 듣고 있다. /연합뉴스


FIFA 랭킹 38위(한국은 62위) 세르비아는 바늘구멍이라는 월드컵 유럽예선을 조 1위로 통과했다. 같은 D조에 전통의 강호가 없기는 했지만 북아일랜드·웨일스 등은 충분히 껄끄러운 팀이었다. 세르비아는 10일 중국 원정에서도 2대0으로 이겼다. 팀 내 가장 유명한 미드필더 네마냐 마티치(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아시아 원정에 참가하지 않았고 중국전 명단에 있던 두산 타디치(사우샘프턴), 알렉산다르 콜라로프(AS로마), 필립 코스티치(함부르크) 등이 소속팀으로 복귀해버렸지만 세르비아는 여전히 만만치 않은 팀이다. 첼시에서 전성기를 보낸 수비수 브라니슬라브 이바노비치(제니트), 뉴캐슬 공격수 알렉산다르 미트로비치, 미드필더 세르게이 밀린코비치-사비치(라치오) 등이 요주의 인물이다. 밀린코비치-사비치는 맨유와 맨체스터 시티가 영입 경쟁을 벌인다는 보도가 나올 정도로 요즘 활약상이 대단하다.

그란데 코치는 스페인 대표팀 수석코치로 2012년 세르비아를 상대한 경험이 있다. 당시 평가전에서 스페인은 2대0으로 이겼다. 월드컵 조별리그에서 한국과 만날 수도 있는 세르비아를 상대로는 또 어떤 자료와 조언으로 특급 도우미 역할을 할지 기대감이 높다.

한국은 콜롬비아전 당시 전술의 큰 틀은 흔들지 않을 계획이다. 다만 이근호(강원)와 투톱을 이뤄 2골을 터뜨린 에이스 손흥민(토트넘)은 원톱으로 옮겨 또 한 번의 시험에 나서게 할 가능성이 있다. 또 지난해 6월5일 체코 원정 평가전 이후 1년 반 가까이 세트피스 득점이 없던 대표팀이 오랜만에 약속된 플레이로 골망을 가를지도 관심이다. 신태용 대표팀 감독은 “손흥민은 투톱, 사이드, 원톱에 다 설 수 있는 만큼 가장 좋은 방법에 대해 고민하겠다”고 말했다.

/양준호기자 migue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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