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서울경제신문 취재 결과 온라인 일부 육아 관련 카페에 ‘국공립 유치원 보내는 노하우’가 공공연히 퍼져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지인에게 부탁해 위장취업 서류를 꾸미는 방법, 유치원 입학을 앞두고 잠시 취업했다가 입학하면 일을 그만두는 방법 등으로 속여 국공립 유치원에 자녀를 입학시킨 ‘성공담’으로 올라와 있다. 정확한 통계는 없지만 맞벌이 부부처럼 거짓으로 서류를 꾸몄다가 다른 부모의 항의로 입학이 취소된 사례도 심심찮게 전해진다. 한 국공립 유치원 관계자는 “서울 공립 유치원 취원율이 3% 정도에 불과할 정도로 공급이 부족하다 보니 다양한 편법이 속출한다”며 “지원이 시급한 가정이 피해를 당하지 않도록 나름대로 깐깐한 규정을 적용하고 있지만 지원자의 모든 정보를 실제로 확인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전했다.
부모들 사이에서는 이런 비양심 행태를 비난하기보다 ‘능력자’라며 부러워하는 분위기가 팽배하다. 오히려 비양심 노하우를 배우려 애쓰는 경우가 더 많다. 두 아이를 키우는 한 30대 주부는 “저렴하고 교육환경도 좋은 국공립 유치원에 어떻게든 아이를 보내려는 부모의 마음일 뿐”이라며 “할 수만 있다면 나도 그렇게 하고 싶다”고 말했다.
설동훈 전북대 사회학과 교수는 “아이를 키우는 부모가 절박한 심정에서 불법과 편법을 행하는 사회구조적 문제지만 언젠가는 본인도 피해를 볼 수 있다”며 “국공립 유치원 공급확대 문제와 별개로 공동체 의식을 스스로 높여야 한다”고 말했다. /최성욱기자 secret@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