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품간 변별력 없어진 코스피200 ETF

운영사간 보수 인하 경쟁에
상장된 8개 ETF 대부분
'완전복제' 방식으로 운용

운용사 간의 상장지수펀드(ETF) 보수 인하 경쟁이 심화되면서 코스피200을 기초지수로 삼는 ETF의 변별력이 사라졌다. 지난해 미래에셋자산운용과 KB자산운용이 각각 ‘KOSEF 200(069660)’과 유리자산운용의 ‘Trex 200’ 정도로 이들 상품은 각각 172개와 178개의 종목만 담고 있다.

업계는 보수 인하 경쟁이 복제율을 높여 상품의 변별력을 떨어뜨린다고 지적한다. ETF의 보수는 운용·판매·수탁·사무관리보수 등으로 나뉘는데 증권사가 취하는 판매·수탁·사무관리보수 등은 인하에 한계가 있어 통상 운용사가 취하는 운용보수만 낮춘다. 운용사 입장에서는 낮은 운용보수로 수익성이 떨어지는 ETF를 적극적으로 운용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해 결국 완전복제 방식을 취하게 된다는 설명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펀더멘털이 나쁜 종목 등을 제외하는 방식으로 ETF를 운용하기 위해서는 적어도 2명의 인력이 필요한데 현재의 낮은 보수로는 그럴 여력이 없을 것”이라고 전했다.

문제는 이 같은 보수 인하 경쟁이 계속될 거라는 데 있다. 복제율이 높아질 경우 사실상 보수가 상품의 전체 수익률을 결정해 투자자들이 더 낮은 보수의 상품으로 몰릴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한화자산운용의 이번 보수 인하도 삼성자산운용이 이달 말 상장할 예정인 ‘KODEX 200 Total Return’의 보수가 0.10%로 ARIRANG 200의 기존 보수(0.14%)보다 낮게 책정된 것에 부담을 느꼈기 때문으로 알려졌다.

/김연하기자 yeona@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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