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형권(가운데) 기획재정부 1차관이 14일 서울 영등포구 CCMM빌딩에서 열린 종교인 과세 관련 간담회를 앞두고 개신교 관계자들과 함께 기도를 드리고 있다. /사진=기획재정부
정부가 내년 1월부터 시행될 종교인 과세와 관련 “보완 방안을 마련해 문제가 없도록 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과세에 비협조적인 태도를 보여주던 개신교는 세금 부과를 반대하는 것은 아니라면서도 “과세를 2년 미뤄야 한다”고 맞섰다. 기획재정부는 14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CCMM빌딩에서 개신교 단체들과 종교인 과세 관련 간담회를 가졌다. 정부는 그동안 개신교·천주교·불교 등 7개 종교계와 과세 관련 의견과 애로 사항을 듣는 자리를 가졌다. 7개 종교계 가운데 보수 성향 개신교가 반발하자 이날 이들을 상대로 따로 간담회를 연 것이다.
고형권 기재부 1차관은 간담회에서 “정부는 종교의 순기능에 대해 인식하고 있고 과세로 인해 종교인 여러분의 자긍심에 상처를 주는 일이 결코 없도록 노력하겠다”며 “새로운 의견이 제시되면 성심을 다해 보완 방안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한국교회연합 대표회장을 맡고 있는 정서영 목사는 “항간에서 목사님들이 세금을 내지 않으려 한다며 본의 아니게 오해 받고 있다”며 “토론을 통해 오해를 풀고 기왕에 세금을 내야 한다면 합리적인 제도를 만드는 것이 마땅하다”고 답했다.
다만 과세 시행 시기를 2년 유예해야 한다는 기존 의견은 고수했다. 개신교는 간담회 개최에 앞서 배포한 자료에서 “종교인 과세와 납세가 준비가 안 된 상황인 만큼 2년 시행을 유예해 문제점을 보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2년 유예만이 가장 현명한 답이라는 말도 곁들였다. 개신교는 과세 2년 유예와 더불어 △종교인 세무조사 대안 마련 △과세 대상과 소득 범위 한정 등도 정부에 요구했다.
표면적으로는 과세에 협조하는 듯한 모습이지만 세부적으로는 기존의 주장을 대부분 답습하고 있어 과세 시행 과정이 험난하리라는 전망이 나온다. 정부는 과세 시기를 더 늦출 수는 없다는 입장이다.
/서민준기자 morandol@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