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이기성 출판진흥원장 사의 표명 "연말까지만 업무수행"

블랙리스트 개입 의혹에 부담

최근 사의를 표명한 이기성 한국출판문화진흥원 원장 /연합뉴스
한국출판문화진흥원 이기성 원장이 사의를 표명했다.

14일 문화체육관광부 등에 따르면 이 원장은 문체부에 사표를 제출하고 연말까지만 업무를 수행한 뒤 자리에 물러나겠다는 뜻을 밝혔다. 김진곤 문체부 미디어정책국장은 “이 원장이 12월말까지 업무를 수행하고 자리에서 물러나겠다는 뜻을 밝혔다”며 “이를 존중해 후임 선임 절차를 밟을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 원장의 임기는 2019년 2월까지로 임기를 1년 2개월 정도 남겨 놓고 물러나게 된다.


이 원장의 이번 사의 표명은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실행 과정에 개입했다는 의혹이 잇따라 제기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진상조사 및 제도개선위원회는 ▲매년 우수 도서를 선정해 각급 도서관과 교정시설 등에 보급하는 ‘세종 도서 선정·보급 사업’ ▲국내 우수도서의 해외시장 진출을 지원하는 ‘찾아가는 중국도서전’ ‘초록·샘플 번역 지원 사업’ ▲우수 출판기획안의 출간을 지원하는 ‘우수출판콘텐츠 제작 지원’ ▲종이책 콘텐츠의 전자책 발간을 지원하는 ‘전자책 제작 지원’ 등 출판진흥원의 주요 사업에서 블랙리스트 작가들의 도서를 배제하거나 탈락시킨 의혹이 잇따라 제기되자 관련 의혹 해소를 위해 조사에 착수했다.

진흥원 관계자는 “블랙리스트 실행 과정에 적극적으로 개입했다는 의혹에, 지난달 국감에서는 지방이전 기관 종사자들을 위한 주택 특별분양 혜택을 편취했다는 지적까지 받으면서 상당한 부담을 느낀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한편 이 원장은 서울대 지리학과를 졸업해 도서출판 장왕사 상무와 계원예술대 출판디자인과 교수, 한국전자출판연구원 원장, 한국전자출판학회 회장 등을 지냈다. 2016년 ‘낙하산 인사’ 논란으로 한국출판인회의 등 출판단체들의 반발이 잇따랐으나 문체부가 임명을 강행하면서 논란을 빚기도 했다. /서은영기자 supia927@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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