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500대 기업|포춘코리아500으로 본 국내 기업 실적

당기순이익 총액 2년 연속 증가 매출 성장 속 실속까지 챙겼다

이 기사는 포춘코리아 2017년도 11월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2009년부터 서울대 경영연구소와 공동으로 매년 발표해온 ‘포춘코리아500(한국 500대 기업)’이 올해도 마침내 베일을 벗었다. 올해 포춘코리아500 리스트에 이름을 올린 국내 기업들은 외형(매출)과 실속(순이익)이 모두 전년에 비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세계 경제의 변동성 심화와 지정학적 리스크 상승에도 불구하고 이 같은 성과를 올렸다는 건 분명 큰 의미가 있다. 그럼에도 기업에 따라 성적표는 제각각이었다. 올해도 수십 개에 달하는 국내 기업이 포춘코리아500 리스트에서 종적을 감췄고, 또 새롭게 이름을 올렸다.



올해 포춘코리아500(2016 년 연결재무제표 상의 매출을 기준으로 순위를 산정한다)에 오른 500개 기업이 올린 매출 총액은 2,562조 원이었다. 전년 2,459조 원에 비해 4.2% 증가했다. 당기순이익 총액은 114조 원을 기록해 전년 대비 18.8%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포춘코리아500 기업의 당기순이익 총액은 2011년부터 4년간 감소했다가 그 후 2년 연속 증가했다. 2015년 당기순이익 총액은 96조 원으로 전년에 비해 16.7% 증가했고, 2014년 당기순이익 총액은 82조 1,157억 원으로 전년 대비 1조 7,169억 원(-2%) 감소했다. 당기순이익 증가율은 2011년 -10.6%, 2012년 -8.9%, 2013년 -8.8%로 계속 감소세를 기록했었다.

그러나 올해는 조금 달랐다. 우리 기업들은 크진 않지만 전체적으로 외형이 성장했고 내실 있는 장사까지 했다. 올해 포춘코리아500 리스트 ‘톱 10’ 기업 가운데 당기순이익 적자를 낸 곳이 한 군데도 없다는 점도 주목할 만할 부분이었다. 지난해에는 포춘코리아 500 리스트 톱 10 기업 중 현대중공업과 ㈜한화 2개사가, 2015년에는 SK㈜, SK이노베이션, 현대중공업, GS칼텍스 4개사가 적자를 냈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꽤 긍정적인 변화가 나타난 것으로 볼 수 있다.

2009년부터 발표를 시작한 포춘코리아500에선 줄곧 삼성전자가 선두를 지켜왔다. 올해도 다르지 않았다. 2016년 매출 약 202조 원으로 9년째 1위를 수성했다. 매출액은 2015년 200조 원에 비해 소폭 상승 했지만, 당기순이익은 전년에 비해 약 20% 상승한 22조 원을 기록해 큰 폭의 증가세를 나타냈다. 삼성전자의 사상 최대 실적을 이끌었던 주역은 역시 반도체였다. 세계 반도체 시장은 D램(반도체 기억소자)과 낸드플래시(NAND: 플래시 메모리의 한 형태로 전원이 없는 상태에서도 데이터를 계속 저장할 수 있고, 데이터를 자유롭게 저장·삭제할 수도 있다) 공급량이 수요보다 적어 호황을 누리고 있는데, 삼성전자가 이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포춘코리아500은 ‘급성장 기업’도 매년 조사하고 있다. 그 중에서도 특히 당기순이익 기준 급성장 기업은 큰 의미가 있다. 기업이 내실을 다지며 안정적으로 성장하고 있다는 지표로 볼 수 있기 때문이다. 2016년 한 해 동안 당기순이익이 가장 크게 증가한 기업은 한화테크윈이었다. 당기순이익 증가율이 무려 5,917%였다. 한화그룹은 2015년 삼성 테크윈을 인수하고 사명을 한화테크윈으로 변경했다. 한화테크윈은 엔진기술, 정밀제어, 영상 같은 첨단 기술을 활용해 항공기 엔진, 지상 방산 사업부터 시큐리티, 에너지, 산업용 장비까지 다양한 사업을 벌이고 있다. 한화그룹의 지원을 등에 업은 한화테크윈은 활발한 인수합병(M&A)과 수주 확보로 수익성이 크게 개선된 것으로 분석됐다.

지난 3년간으로 기준을 넓혀보면 반도홀딩스가 1위였다. 반도홀딩스는 반도건설 지주회사로 분양공사 매출이 크게 증가했지만, 분양원가가 크게 변하지 않아 이익률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5년간 당기순이익 성장률이 가장 큰 기업은 휠라코리아였다. 지난해 10월 휠라코리아는 골프용품 브랜드 타이틀 리스트를 보유한 아쿠쉬네트 홀딩스를 자회사로 편입했다. 휠라코리아는 수익성을 보여주는 지표인 매출액 대비 당기순이익률 기준에서도 당당히 1위를 차지했다.

2016년 당기순이익 규모를 기준으로 평가하는 ‘이익 성과가 좋은 기업’ 톱10에는 한국을 대표하는 기업들이 대거 이름을 올렸다. 삼성전자, 한국전력공사, 현대자동차, 현대모비스, SK하이닉스, 신한금융지주, 기아자동차, KB금융지주, 삼성생명보험, 롯데케미칼 순으로 이익 규모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큰 주목을 받고 있는 SK하이닉스는 ‘당기순이익 기준 이익 성과’ 순위에서 5위에 올랐다. SK하이닉스의 경우 매출의 97%가 D램과 낸드플래시에서 나오고 있다. 스마트폰 시장 확대에 따른 모바일 D램 수요가 급증해 좋은 성과를 낸 것으로 분석된다. 내실과 향후 전망도 좋아 그룹의 ‘효자’ 입지를 더욱 탄탄히 굳힐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리스트에 신규 진입한 기업과 탈락한 기업은 각각 37곳이었다. 지난해 48 개에 비하면 다소 줄어든 수치다. 리스트에 새로 진입하게 된 요인으론 사업 성장에 따른 매출액 증가가 가장 많았고, 법인 설립과 신규 상장, 모기업으로부터 분리 등이 그 뒤를 이었다.



서울경제 포춘코리아 편집부 / 하제헌 기자 azzuru@hmg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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