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개발연구원(KDI)이 14일 발표한 ‘IMF 외환위기 발생 20년 대국민 인식조사’에 따르면 IMF 외환위기가 몰고 온 부정적인 영향으로 ‘소득·빈부 격차 확대 등 양극화 심화’를 꼽은 응답자가 31.8%로 가장 많았고 ‘대량실직·청년실업 등 실업문제 심화’(28.0%), ‘계약·용역직 등 비정규직 확대’(26.3%) 등이 뒤를 이었다. 긍정적 영향으로는 ‘구조조정을 통한 대기업·금융기관의 건전성·경쟁력제고’(24.5%), ‘아끼고 절약하는 소비문화 확산’(23.1%), ‘기업경영 및 사회 전반의 투명성 제고’(22.7%) 등이 차례로 꼽혔다.
IMF 외환위기가 현재 한국에 끼친 영향(복수 선택)으로는 ‘비정규직 문제 증가’(88.8%), ‘공무원·교사 등 안정적인 직업 선호’(86.0%), ‘국민 간 소득 격차 심화’(85.6%), ‘취업난 심화’(82.9%)라고 답변한 사람들이 많았다.
개인 측면에서는 59.7%가 본인의 삶에 부정적인 영향을 줬다고 응답했는데, 당시 직업 중에서는 자영업자(67.2%)와 대학생(68.9%)에서 피해가 컸다고 생각했다. IMF 외환위기 당시 경험하거나 느낀 것이 무엇이냐는 물음(복수 선택)에 응답자의 64.4%는 경제 위기에 따른 심리적 위축이라고 반응했다. 또 ‘국가관에 대한 변화’(57.5%), ‘취업방향 및 투자에 대한 가치관 변화’(54.9%), ‘가정환경 및 삶의 질 변화’(51.2%), ‘가정환경 변화로 인한 심리적 위축’(49.0%), ‘직업여건 변화’(40.9%), ‘본인·부모·형제 등의 실직 및 부도’(39.7%), ‘취업난’(35.1%), ‘경제 문제로 인한 결혼 및 출산 연기’(17.6%) 등의 답변이 이어졌다.
이런 인식 때문인지 IMF 외환위기는 지난 50년간 한국 경제가 겪은 가장 어려운 시기로 꼽혔다. 응답자의 54.7%는 IMF 외환위기를 가장 어려웠던 시기로 선택했으며 26.6%는 2010년대 저성장을 택했다.
IMF 외환위기에서 가장 먼저 생각나는 것으로는 국민이 참여한 금 모으기 운동을 선택한 응답자가 42.4%로 가장 많았다.
IMF 외환위기의 원인으로는 36.6%가 외환보유고 관리·부실은행 감독 실패 등 정부 측에 문제가 있었다고 답했다. 외환위기를 극복한 원동력으로는 금 모으기 운동 등 국민의 단합(54.4%)이 우선 꼽혔다.
외환위기 발생 20년이 지난 현재 한국에 가장 중요한 과제로는 경제면에서는 일자리 창출 및 고용 안정성 강화(31.1%), 새로운 성장 동력(4차산업 등) 발굴 등 경쟁력 제고(19.2%)라는 답변이 나왔다. 사회적 측면에서는 부정부패 척결을 통한 신뢰 구축(32.7%) 저출산 및 고령화 대책 마련(32.5%)이 중요 과제로 꼽혔다.
한편 KDI는 15일 기획재정부와 함께 ‘아시아 외환위기 20년 후’를 주제로 ‘2017 글로벌 금융안정 컨퍼런스’를 개최한다.
/세종=임진혁기자 liberal@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