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영화 보고 얘기하는 게 맞는데”...‘신과함께’ 하정우가 밝힌 자신감

‘신과함께’가 원작 웹툰과 비견할만한 또 다른 재미를 보장했다.

사진=지수진 기자


14일 오전 서울 광진구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에서는 영화 ‘신과함께’(감독 김용화) 제작보고회가 개최됐다. 이날 자리에는 김용화 감독, 배우 하정우, 차태현, 주지훈, 김향기, 이정재가 참석했다.

‘신과함께’는 저승에 온 망자가 그를 안내하는 저승 삼차사와 함께 49일동안 7개의 지옥에서 재판을 받으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 주호민 작가의 동명 웹툰을 영화화했다.

이날 김용화 감독은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49제의 의미를 알 것이다”라며 “자홍 역에 누가 어울릴까 하다가 투자사 등에서 남녀노소 불문하고 호감이 있고 폭발력 있는 배우를 원했다. 많은 배우들이 거론됐다. 나는 개인적으로 문화체육관광부 공익 광고를 보다가 마지막 스틸컷에서 차태현의 이면을 봤다. 40대 가장의 느낌이 전해졌다. 원작의 자홍을 뛰어넘는 멋진 자홍으로 심금을 울릴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라고 차태현을 주인공 자홍 역으로 캐스팅한 이유를 들었다.

‘신과함께’는 포탈사이트 네이버 조회수 1위를 자랑하며 평점 9.9를 자랑하는 인기 웹툰을 원작으로 영화했다. 이에 대해 차태현은 “영화 ‘사랑하기 때문에’를 촬영하던 중에 실내에서 ‘신과함께’라는 웹툰이 껴 있는 걸 봤다. 하정우씨가 나온다는 것만 알고서 하 권을 보고 너무너무 재미있더라. 이게 어떻게 구현이 될까 궁금했다. 내가 나올 줄 예상도 못했다”라고 원작을 접한 순간을 떠올렸다.

이어 “너무 재미있어서 상권을 찾았는데 하 권만 두 개 있었다. 나중에 일주일 후에 시나리오가 왔다. 시나리오를 받고 든 생각이 ‘자홍 역을 하라는 거구나’였다. 또 한 번 놀랐던 것은, 웹툰을 영화화하기 정말 어렵다. 이 작품을 나중에 2편까지 만들어서 개봉한다는 게 신기했다. 시나리오가 웹툰과 굉장히 다르게 각색된 것을 좋게 생각했다”라고 영화 버전의 장점을 언급했다.

김용화 감독은 “‘국가대표’를 끝내고서 제작자께서 말씀하셔서 원작을 다 봤다. 주호민 작가가 나이가 많으신 분이 아닌데 작품 안에 든 스토리, 감정에서 배울 게 많아 보였다. 처음에는 감독을 고사했다. 2시간이라는 시간에 압축하는 것이 열독자의 입장으로서 이해하기 힘들었다. 드라마를 추천했다. 그런데 30번의 시나리오 각색 과정이 있었다더라. 제작까지 3년 이상의 시간이 걸려있던 중 이었다”며 “한꺼번에 이야기가 다 녹아들게 하려 했다. 영화로서의 ‘신과함께’를 존중한다고 해서 연출을 맡게 됐다”라고 연출을 맡게 된 과정을 밝혔다.

원작과의 공통점, 차이점은 “원작과 스토리, 인물은 모두 같다고 보면 된다. 웹툰이 갖는 속성은 연재물이기 때문에 롤백해서 볼 수 있지만, 영화는 한정된 시간 안에 감정을 다 전달해야 한다. 원작의 요소가 아주 극대화됐다”며 “원작을 본 분, 안 본 분 모두를 만족시켜야 했다”고 말했다.

김용화 감독은 “관객에게 이물감이 없어야한다는 생각으로 촬영을 했다. 자연 현상 중에 우리를 둘러싸는 요소들이 끝없이 장대하게 펼쳐진다면, 자연에 존재하는 7가지 물성과 홀로 사후를 걸어가는 이미지를 많이 생각했다. 미술감독과 상의한 결과 충분히 재해석으로 좋겠다고 말이 나왔다. ‘아바타’는 형광색채로 보인다면 우리는 최대한 자연스럽게 지옥을 체험할 수 있게 하려 했다”고 CG작업을 넣어 실감나는 배경을 만들려고 했음을 밝혔다.


원작 팬들로부터 원성이 있지 않을지 묻자 이에 대해서는 “원작이 더 빛나길 원했다. 2시간 남짓한 시간에 최대한의 폭발력을 가지려면 설득력을 가져야 했다. 모니터링 시사회 때도 한 분을 빼고 원작을 훼손하지는 않았다고 해주셨다. 원작이 가진 정수를 영화화했다고 생각한다”며 “흥행에 대해서는 함께한 스태프와 배우들이 부끄럽지만 않았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특히 원작에서 일반 회사원으로 나왔던 김자홍 캐릭터는 영화에서 소방관으로 설정돼 눈길을 끈다. 김용화 감독은 “힘이 없고 나약한 김자홍이 과로사한 이야기였다. 이 영화는 2시간 동안 좀 더 필사적인 인물을 필요로 했다. 원작과 맞닿아있다면 결국 같지 않을까 생각했다. 요즘 시대는 어떻게 해도 잘 살 수 없는 것 같다”고 소신을 드러냈다. 차태현은 “원작에 있는 자홍도 매력 있었지만, 영화 속 소방관 직업의 자홍도 배우 입장에서 많은 것을 보여줄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영화 속 자홍 역도 마음에 들었다”고 덧붙였다.

배우 하정우, 차태현, 주지훈, 김향기, 이정재가 14일 오후 서울 광진구 자양동 건대입구 롯데시네마에서 열린 영화 ‘신과 함께’ 제작보고회에 참석했다. /사진=지수진 기자


할리우드에서도 없는 1, 2편 동시 촬영을 한 것에 대해 하정우는 “굉장히 경제적이라 생각했다. 개봉을 하고 또 한 편을 촬영하려면 힘든 부분이 있는데 제작사 대표께서 계산기를 잘 두드려보셨을 거다. 그 사이에 노화나 김향기 양의 성장이 진행될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촬영기간만 11개월이 걸렸다”고 전했다. 이와 함께 “1부, 2부 주요 배우들이 따로 있다. 그래서 처음 3개월은 촬영에서 너무 헷갈렸다”고 덧붙였다.

극중 강림 역을 맡은 하정우는 “촬영이 힘들긴 했다. 11개월 동안 저승사자로 살아가기가 힘들었던 것 같다. 세트 촬영이 주로 이뤄져서 바깥의 활동이 없었다. 계절의 변화도 느끼지 못했다”며 “건강검진을 갔는데 의사가 비타민D가 없다고 하더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또한 “관객입장에서 어떤 재미를 줄 수 있을까 고민했다. 이 영화는 기술적인 면, 판타지 적인 면이 있는데 그것이 드라마를 앞서가지 않는다고 생각했다. 캐릭터들이 누구보다 인간적이고 살아가는 데 있어서 누구나 한 번쯤 고민해 볼 수 있는 드라마가 주는 힘이 엄청났다”고 작품 참여 계기를 밝혔다.

예고편이 공개된 후 영화버전의 ‘신과함께’는 웹툰 원작과 다르다는 의견으로 원작팬들에게 원성을 사기도 했다. 이에 대해 하정우는 “영화를 보고 이야기를 해야 하는 것이 맞는데...”라고 안타까워하며 “영화 재미있게 봐 달라”고 당부했다.

자홍 역의 차태현은 “세트를 보면서 굉장히 놀랐다. 굉장히 자연스럽게 만들었다. 산을 하나 만들었더라. 나중에 보실 때 관객들이 대부분을 다 CG로 아실 것 같은데, 미술팀이 안쓰러워보였다. CG가 아니더라도 부수기 아까운 세트들이 많았다”라고 실감나는 세트장 구현을 자랑했다. 차태현은 “나는 1편밖에 나오지 않는다. 하지만 2편의 기간인 11개월동안 함께 촬영을 했다. 2편 촬영기간까지 참여하면서 1편까지만 출연비를 받기로 했다. 촬영하면서 조금 더 받는다고 말할 걸 그랬나 싶었다”고 털어놔 웃음을 자아냈다.

해원맥으로 분한 주지훈은 특수촬영 공간에서 촬영한 후기로 “초반에는 촬영이 좀 헷갈리다가 한 색깔 안에서 역할에 빙의돼서 촬영을 했다”고 전했다. 이어 “위경련이 온 적이 있었다. 그 와중에 액션신을 촬영한 적이 있다”고 고된 촬영기를 밝혔다. 덕춘으로 분한 김향기는 “저승사자라 하면 어둡고 무서운 이미지가 떠오르기 마련이다. 하지만 저희 영화 캐릭터는 그것을 바꿨다. 저승차사로서 위화감을 가지기보다 감성적이고 인간적인 매력을 보인다”라며 캐릭터에 기대감을 갖게 했다.

염라대왕으로 특별출연하는 이정재는 “다른 촬영장에서는 실내 촬영장이 굉장히 덥기도 하고 모래바람도 만들어서 힘들어보였다. 나는 그에 비하면 괜찮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신과함께’는 12월 20일 개봉한다.

/서경스타 한해선기자 sestar@sedaily.com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