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요금인하 직격탄 맞은 알뜰폰…이럴 줄 몰랐나

최근 들어 알뜰폰 가입자의 이탈현상이 심각한 모양이다.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에 따르면 알뜰폰에서 이통3사로 옮겨간 가입자가 9월에는 유입고객보다 366명 많았으나 10월에는 1,648명으로 급증했다. 이달 들어 이탈속도가 빨라지는 추세다. 올 1·4분기만 해도 기존 이통사에서 알뜰폰으로 유입된 고객이 이탈고객보다 2만명 이상 많았으나 2·4분기부터 급감하기 시작했다.


이 같은 현상은 정부가 이통사를 압박해 25% 선택약정할인제를 시행한 후 더 심해지고 있다고 한다. 알뜰폰이 이통사보다 저렴한 요금을 내세워 고객을 유치해왔는데 그 메리트가 사라지니 가입자들이 떠나는 것이다. 고객이탈 등으로 채산성이 나빠지자 홈플러스 등 일부 알뜰폰 업체는 사업철수를 결정했다는 소리도 들린다. 그동안 정부가 ‘반값 통신비’ 실현을 위해 알뜰폰을 이통시장의 경쟁주체로 키우겠다고 큰소리쳐왔는데 이를 무색하게 한다.

그러잖아도 알뜰폰 업계는 2011년 서비스 시작 이후 누적 영업손실 규모가 3,300억원에 달할 정도로 힘든 상태다. 이렇게 알뜰폰이 위기에 내몰린 것은 정부의 과도한 시장개입 탓이 크다. 특히 새 정부가 밀어붙이고 있는 약정할인율 상향 조정, 보편요금제 도입 검토 등의 요금 압박이 되레 알뜰폰의 입지를 좁히고 있다. 2만원대 요금제를 강제하는 보편요금제가 도입되면 알뜰폰이 생존기반마저 잃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판이다.

사정이 이런데도 정부는 통신비 인하방안을 논의한다며 ‘가계통신비정책협의회’를 꾸려 10일 첫 회의를 열었다. 여기서 또 어떤 요금인하 카드가 나올지 이통3사는 물론 알뜰폰 업계도 노심초사하고 있다고 한다. 알뜰폰 업계는 정부의 활성화 의지가 있는지를 의심하고 있다. 지금 정부가 할 일은 요금 개입을 멈추고 기업들이 자유롭게 투자하고 서비스 경쟁을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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