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거래소 코스닥 관계자는 “120명이 넘는 코스닥 직원 중 대다수가 내년 1월 정기 인사에서 전출을 희망했다”고 밝혔다. 거래소는 전체 업무를 총괄하는 경영지원본부를 비롯해 유가증권시장본부·코스닥시장본부·파생상품시장본부 등으로 구성돼 있다.
거래소 직원들이 코스닥 근무를 꺼리는 이유는 아이러니하게도 정부가 추진하는 코스닥 독립성 강화 때문이다. 자칫 코스닥시장 활성화가 코스닥 본부의 분리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코스닥 관계자는 “현행 체제하에서는 타 본부와 코스닥 본부의 인사이동이 가능하지만 분리되면 불가능해질 수 있다”며 “재정적으로 취약한 코스닥 본부에서 일하게 되면 당장 급여가 줄어든다는 걱정부터 한다”고 지적했다. 지주회사 전환 등 경영체제 변경을 추진 중인 거래소는 현재 유가증권시장본부가 수익을 올려 타 본부의 손실을 보전하는 상황이다. 코스닥이 분리될 경우 적자로 월급을 걱정해야 하는 처지다. 글로벌 컨설팅기관 올리버와이만에 따르면 거래소는 지난 2015 회계연도 기준 코스닥에서만 262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젊은 직원들은 코스닥 본부 탈출을 희망할 뿐만 아니라 거래소의 신규 채용 확대도 불만이다. 올해 신규채용이 40여명이 넘을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자칫 신규채용이 본부 간 이동을 가로막을 수 있다는 우려다. 증권업계의 한 관계자는 “대기업 노조가 귀족노조로 변한 것처럼 거래소 젊은 직원들도 자기 밥그릇만 챙기려고 하는 것 같아 아쉽다”고 지적했다. 거래소 내에서는 정 신임 이사장이 코스닥시장 활성화만 강조할 게 아니라 이사장으로서 향후 코스닥시장본부 직원들의 처우개선에 대한 대책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이경운기자 cloud@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