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진관련주 수직상승

삼영엠텍·코리아에스이 상한가

지진에 코스닥 시장도 휘청거렸다. 펀더멘털보다는 유동성에 의한 상승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외부 충격에 취약한 상황을 여실히 보여줬다.

15일 코스닥 시장은 오후 경북 포항에서 규모 5.5의 지진이 발생했다는 소식에 상승폭이 급격하게 축소됐다. 770선을 넘어서며 랠리를 이어가던 지수는 순식간에 757.38로 떨어졌다. 불과 10여분 사이에 지수는 2.13%나 하락했다.


지진에 시장이 흔들리자 발 빠른 투자자들은 지진 관련 테마주에 몰려들었다. 이날 코스닥 시장에서 삼영엠텍은 전거래일 대비 가격제한폭(29.95%)까지 오른 4,990원에 장을 마쳤다. 삼영엠텍은 실적이나 여타 주가에 자극을 줄 내용이 없는 상황에서 3,800원선에서 거래되다가 지진 직후 급상승했다. 거래량은 206만주로 전일보다 10배 가까이 늘었다. 투기적인 거래가 형성된 것이다. 삼영엠텍은 금속 조립구조재를 만드는 회사로 지진 등 재난 관련주로 분류돼 과거에도 국내에 큰 지진이 발생할 때마다 급등했다.

자연재해 복구용 영구앵커 전문기업 코리아에스이도 상한가를 기록하며 거래를 마쳤다. 이중바닥재 제조업체인 대창스틸, 디지털보호계전기를 만드는 파라텍, 내진설계 원자력밸브 제조사 포메탈 등도 큰 폭으로 올랐다. 이밖에 동아지질·서전기전·희림·유니슨 등 구조물이나 설계와 관련돼 지진 테마로 엮인 종목들도 상승했다.

지진 발생 시마다 학습효과에 따라 관련 테마주에 매수세가 몰리고 있지만 당장 수주 물량 급증 같은 펀더멘털 변화는 제한적인 만큼 투자에 주의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다. 실제 지난해 9월12일 경주에서 지진이 발생한 후 삼영엠텍은 7,000원이 넘어서는 등 주가 상승세를 탔지만 빠르게 원래 가격으로 떨어졌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테마로 묶인 업체 중에는 실제 지진 수혜를 크게 받지 못하는 곳들도 있다”며 “주가가 근거 없이 급등락을 반복하는 만큼 신중을 기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이경운기자 cloud@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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