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강남구청은 청담삼익 재건축조합이 올해 7월 신청한 관리처분계획에 대한 인가 절차를 지난 13일 완료했다.
조합원 및 세입자 이주는 조합 총회의 의결을 받아 진행하도록 했다. 지난주에는 조합설립인가무효확인 행정소송의 1심 판결에 항소해 2심이 진행될 예정이다.
강남구청의 한 관계자는 “청담삼익 재건축조합의 관리처분계획안이 법적 요건을 갖추고 있고 최근 1심 선고는 확정 판결이 아니라서 법적 효력이 없기 때문에 일단 재건축사업을 진행할 수 있도록 관리처분계획안을 인가했다”고 설명했다. 강남구청의 관리처분인가서에 따르면 청담동 134-18번지 일대의 12층 12개 동 888가구 규모의 청담삼익은 재건축 사업을 통해 지하 3층~지상 35층 9개 동 1,230가구 규모의 아파트단지로 지어진다. 이중 일반 분양 물량은 155가구다.
이에 따라 청담삼익 재건축조합은 재건축 사업을 강행하겠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구청의 관리처분계획인가 조건에 따라 내년 초 조합원 총회를 열어 행정소송 2심 판결 전 이주를 진행할지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그러나 이주 작업부터 제동이 걸릴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법률사무소 국토의 김조영 대표 변호사는 “1심에서 원고(상가 소유주)가 승소했다면 법원이 1심 판결을 근거로 원고의 이주 및 철거 정지 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일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재건축비상대책위원회 및 일부 주민들은 강남구청의 관리처분인가에 대해 “무책임한 결정”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신동수 비대위 대표는 “행정소송은 결국 3심 대법원 판결까지 갈 텐데 앞으로 재건축 사업이 계속 진행되다 나중에 대법원 판결로 조합설립인가 무효가 확정되면 조합원들이 큰 피해를 입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청담삼익 재건축 사업은 2003년 상가 소유주들을 배제한 조합 설립 인가를 받았고 이에 상가 소유주들은 재건축조합이 설립 요건을 갖추지 못했다는 취지의 행정소송을 제기해 1심에서 승소했다. 그 외 청담삼익의 주민 단체인 비대위가 강남구청과 조합을 상대로 제기한 사업시행인가 무효 소송, 관리처분총회 무효 소송, 시공사 본계약총회 무효 소송도 진행 중이라 ‘첩첩산중’인 상황이다.
청담삼익 재건축 사업을 둘러싼 상가 소유주와 조합 간 갈등의 근본 배경으로 주거시설과 상업시설 간 다른 이해관계를 꼽는 의견도 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WM스타자문단 수석전문위원은 “한강변에 위치한 청담삼익의 경우 재건축 사업을 통해 주거시설의 가치는 높아질 수 있지만 상권이 형성되지 않았기 때문에 상업시설의 임대수익 상승을 기대하기는 어렵다”며 “외부 유동인구가 유입되기 어려운 입지의 다른 강남 재건축 사업장에서도 이 같은 갈등이 벌어질 소지가 있다”고 설명했다. /박경훈기자 socool@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