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리온홀딩스는 16일 최대주주인 이화경 오리온그룹 부회장의 지분이 14.57%에서 1,744만7,633주를 장내 매수해 32.63%로 늘고 담철곤 오리온그룹 회장의 지분은 12.83%에서 1,536만2,818주를 확보해 28.73%로 높아졌다고 공시했다. 두 자녀인 경선·서원씨도 각각 0.53%던 지분이 1.22%로 상승했다. 이에 따라 오너 일가 지분은 28.47%에서 63.80%로 확대됐다.
오리온그룹은 지난해 11월 지주회사 체제 전환을 위해 지주사 오리온홀딩스와 사업회사 오리온으로 인적분할했다. 오리온홀딩스가 보유한 오리온의 지분은 12.08%인데 공정거래법상 지주회사는 상장 자회사의 지분을 20% 이상 보유해야 하기 때문에 오리온홀딩스는 약 8%인 313만주를 매수해야 한다.
분할 후 재상장한 오리온의 주가는 9만원대로 현금으로 지분을 확보하려면 2,800억원 이상 필요하다. 오리온홀딩스는 현금 대신 홀딩스 주식과 오리온 주식을 교환하는 현물출자 방식을 선택했다. 당시 오리온홀딩스의 주가는 2만원대로 오리온보다 낮았기 때문에 신주를 발행해 오리온 1주당 오리온홀딩스 4주로 교환했다. 인적분할 시 오너 일가는 분할 전 지분율대로 오리온홀딩스와 오리온 지분을 동일하게 보유한다. 오너 일가도 오리온과 오리온홀딩스 주식을 교환하면서 가격이 낮은 오리온홀딩스 지분을 오리온 지분보다 약 4배 많이 가져가는 것이다.
또한 오리온홀딩스는 지난 9월 정관을 고쳐 지주사 전환 요건을 맞추기 위해 신주를 발행할 때 자회사 주식과 교환할 수 있고 그 종류와 방식은 이사회 결의로 정할 수 있게 했다. 정관 개정 직후 이사회는 오리온홀딩스 주식 2배에 달하는 신주를 발행해 오리온 주식과 교환하는 1조원대 현물출자를 단행했다. 이 과정에서 오너 외에 오리온홀딩스 기존 주주들은 신주 배정에서 배제됐다. 일각에서는 기업분할 이후 오리온홀딩스의 주가가 떨어지고 오리온의 주가가 상승하면서 공매로 이뤄진 현물출자에서 오리온 주식 가치를 낮게 처분하게 된 오리온 주주들이 참여하지 않았고 결과적으로 오너 일가 위주로 오리온홀딩스 신주를 인수하게 됐다고 보고 있다.
/임세원기자 why@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