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원전 수메르 시대의 점토판에도 ‘요즘 젊은 것들은 버릇이 없다’고 적혀 있었다. 세대 갈등은 어느 시기, 어느 사회에서나 문제였던 것이다. 하지만 ‘이생망(이번 생은 망했다)’이 20대의 유행어가 된 지금, 청년들은 기존의 사회 시스템과 중장년층을 혐오한다. 사회는 “청년이 도전해 세상을 바꾸면 되지 않느냐”고 이야기하지만, 청년에게는 사회는커녕 제 한 몸 추스르기도 벅차다.
저자는 1960년대 몇몇 젊은이와 대화를 나누던 중 “하고 싶은 일이 하나도 없다”며 자신의 존재를 낭비로 여기는 청년들을 보며 사회에 대한 실망감을 억누르지 못해 이 책을 썼다. 잠재력을 지닌 아이들은 쓸모없고 냉소적인 ‘동물’이 되거나 시스템에 갇혀 체념하는 삶을 산다. 이 문제는 소위 ‘바보 어른’이 사회화가 덜 돼서가 아니라, 사회화의 메시지가 이들에게 아무 의미도 쓸모도 지니지 못하기 때문이라 강조한다. 경마에서 말이 앞서거나 뒤처지든 경주에 참가하는 것을 포기하든 말에게 돌아오는 아무런 혜택도 의미도 없는 것처럼 청년 역시 굳이 사회라는 경주장에 뛰어들 의욕을 잃었다는 것이다. 마치 사회에 아무 문제가 없다는 듯 살아가는 성인들을 향해 실명까지 거론하며 비판했던 이 책은 초판이 나온 1960년 당시 카뮈, 프롬의 도서와 함께 신좌파의 고전이 됐다. 2만1,000원
/우영탁기자 tak@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