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 지역에 마련된 대피소에서 수능공부를 하는 수험생/연합뉴스
포항지역 대학수학능력시험 고사장 가운데 3분의 2가량이 23일 수능 날 사용할 수 있는 상태라는 중간점검 결과가 집계됐다. 교육계와 정치권 등은 17일 교육부와 경상북도교육청 등이 참여한 합동점검반이 전날까지 포항지역 수능 고사장 12곳을 집중 점검했다고 전했다.
포항 시험지구에 속한 고사장은 14곳이지만 포항과 거리가 먼 울진고와 영덕고는 피해가 없어 점검에서 제외됐다. 점검반은 12개 가운데 8개 학교의 경우 창문 방충망이 떨어지거나 화장실 거울에 금이 간 상태이지만 건물 안전성을 직접 위협할 만한 피해는 아니라고 보았다. 포항고·포항여고·장성고·대동고 등 4개 학교는 벽에 깊은 금이 가는 등 학생들의 안전을 위해 정밀점검을 해야 한다.
점검 결과만 보면 23일로 미뤄진 수능에서는 포항지역 상당수 고사장이 그대로 쓰일 수 있을 것으로 보이지만 교육현장의 목소리는 엇갈린다. 현장 상황을 둘러본 한 관계자는 “여진이 나지 않는 상황이라면 모르지만 포항 지역 학생들이 지진 트라우마를 겪는 점 등을 고려하면 기존 고사장을 쓸지 결정하기 쉽지 않은 문제”라고 설명했다. 전날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 겸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장도 “(학교) 안전성이 보장되지 않으면 수험생들이 인근 지역에서 시험을 볼 수 있도록 하겠다”고 전했다.
경북교육청 등이 포항지역 수험생 4,300여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는 80% 이상이 다른 지역이 아닌 포항지역 타 학교에서 시험을 치르고 싶다고 답했다. 교육부 관계자 또한 “고사장 변경 여부는 안전점검 결과를 바탕으로 판단할 일”이라면서도 “몇 개 고사장 수험생들이 타 지역으로 대규모 이동을 하는 것이 쉽지는 않다. (전날 이동할 경우) 숙소 문제 등도 결정된 것이 없다”며 입장을 전했다.
교육부는 안전점검 결과 등을 토대로 18일까지 고사장 변경 여부를 결정하고 21일까지 이를 학생들에게 통보할 예정이다. 지진 피해 학교 외에 원칙적으로 다른 고사장(학교)은 변경되지 않는다. 부정행위 방지를 위해 앞서 배정받은 고사장 안에서 시험실(교실)은 변경하도록 한다. 시험실 안에서 자리 배치까지 바꾸는 것은 교육청 재량에 맡기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 예비소집도 다시 실시할 가능성이 커졌다.
/김연주인턴기자 yeonju1853@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