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 부동산 시장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외진 곳이라는 인식과 함께 찬밥 신세를 받던 강원도는 최근 수요자들의 높은 관심을 받으며 시장 열기가 달아오르고 있다.
17일 부동산 정보업체 ‘리얼투데이’가 한국감정원 자료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지난 1년간(2016년 11월~2017년 11월 현재) 강원도 아파트의 3.3㎡당 가격은 9% 상승(580만원→633만원)한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양양(14%·501만원→574만원), 속초(13%·603만원→683만원), 동해(12%·442만원→495만원), 강릉(8%·547만원→590만원) 등의 지역에서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이는 같은 기간에 서울 지역의 상승률 8%(2,273만원→2,465만원)와 경기도 상승률 4%(1,221만원→1,270만원)를 웃도는 수준이다.
분양 시장 열기도 뜨겁다. 올해 강원도에서 분양된 13개 단지 중 10곳이 1순위에 청약이 마감됐다. 이렇다 보니 분양권 전매에 억원대에 가까운 웃돈이 따라오기도 한다. 내년 1월 입주 예정인 ‘속초 아이파크’ 분양권 웃돈은 7,000만~1억원이라는 게 현지 공인중개사들의 설명이다.
이같이 달아오른 분위기는 평창동계올림픽을 둘러싼 개발에서 시작된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국제대회를 앞두고 진행되는 각종 인프라 개선 작업이 부동산 가치를 높이는 것이다. 특히 교통망 개선이 몸값을 높이는 가장 큰 원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리얼투데이의 한 관계자는 “경강선(서울~강릉) KTX가 다음달 개통을 앞두고 있고 ‘동서고속화철도(서울 용산~속초)’ 개발 사업이 예정되는 등 강원 지역에는 각종 사업이 계획된 상태”라면서 “수도권과의 접근성이 높아지면서 발전 가능성이 재평가 받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문순 강원도지사가 한 인터뷰에서 “부동산이 너무 뛰니까 개발 사업을 하기가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면서 “속초와 춘천 등을 중심으로 부동산 토지거래허가제 도입을 추진 중”이라고 말할 정도다.
여기에 분양권 전매 제한이 없다는 점도 투자자들을 끌어들인다. 속초의 한 공인중개사는 “이 지역 사람들도 새 아파트에 대한 수요가 많은데 최근 외지인들의 관심까지 커진 것 같다”면서 “분양권 전매가 자유롭다 보니 분양권 매물을 물어보는 사람 대부분은 서울을 포함한 외지인”이라고 전했다.
다만 강원도의 이 같은 상승세가 장기간 이어지기 힘들다는 전망도 나온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올림픽이라는 특수 이벤트가 끝나면 이 지역에 대한 수요가 줄어들 가능성이 크다”면서 “서울·수도권같이 장기간 수요가 유입되는 곳이 아닌 곳은 투자에 조심스럽게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완기기자 kingear@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