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트리온 "FDA처럼 의약품 신속허가제 도입해야"

류영진 식약처장, 8개 바이오 대표와 간담회
업계 "글로벌 경쟁력 갖추려면 스피드가 중요"

류영진 식품의약품안전처장과 국내외 바이오업계 대표들이 17일 경기 판교에서 열린 ‘첨단바이오의약품 개발기업 간담회’에 참석해 의견을 나누고 있다. /사진제공=식품의약품안전처
“바이오 산업은 스피드와 방향이 가장 중요하고, 국내 기업들은 스피드에 글로벌 경쟁력의 초점을 맞출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그런 틀에서 정부가 제도 개선에 앞장서 준다면 많은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강석희 CJ헬스케어 사장)

“이런 얘길 꺼내면 업계 관계자들에게는 싫은 소리를 들을 수도 있겠지만 한국도 미국식품의약국(FDA)처럼 비용을 부담하면 의약품을 신속 허가해주는 제도를 도입하길 바랍니다. 업계가 요구하는 속도감과 심사 퀄리티를 높일 수 있는 수단이 될 겁니다.” (김형기 셀트리온 사장)

17일 경기 성남 판교 줄기세포전문기업 메디포스트 본사에서 열린 ‘첨단바이오의약품 개발기업 간담회’에 모인 국내 바이오 선두기업의 대표들은 규제 당국인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신속한 심사·허가’가 절실하다는 점을 한목소리로 요구했다. 류영진 식약처장이 주관한 간담회에는 강석희 CJ헬스케어 사장, 김형기 셀트리온 사장, 홍유석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 사장, 양윤선 메디포스트 대표, 안재용 SK케미칼 백신 사업부문장, 이우석 코오롱생명과학 사장, 김경숙 코아스템 사장, 지아 리우 드림CIS 사장 등 8개 첨단바이오의약품 제조업체 대표가 참석했다.


이날 간담회에서 나온 바이오 업계의 요구사항은 ‘의약품 심사·허가의 속도와 질 향상’으로 압축할 수 있다. 업계는 이를 위해 식약처 심사인력을 늘리고 전문성을 강화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도 제안했다. 양윤선 메디포스트 대표는 “줄기세포치료제는 세계적으로도 첨단의약품에 속해 우리도 아직 효과와 작용 기전들을 알아가는 중”이라며 “의약품으로 연구개발을 지속하고 현장에 적용되기 위해서는 제도의 유연성이 절실한 데 이런 상황을 이해해주는 전문가들을 정부에서도 대폭 양성했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고 말했다. 안재용 SK케미칼 백신사업부문장 역시 “국내 백신 자급율 향상을 위해 장단기적으로 식약처와 협업하고 있는데 식약처 소속 담당자들이 밤을 세워도 모자랄 만한 업무량에 시달리는 것을 많이 목격했다”며 “전문 인력이 더 많다면 더 좋은 결과가 더 신속하게 나올 수 있으리라 생각하며, 정부가 바이오 강국에 걸 맞는 인력풀을 갖추길 바란다”고 건의했다.

업계 의견을 경청한 류 처장은 첨단의약품 분야의 심사 기간을 단축, 조기 출시를 유도하는 방안을 적극 마련하겠다고 화답했다. 류 처장은 “심사 부분의 인력을 늘려 업계가 원하는 속도감을 실현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조건부 허가의 경우에도 안전성만 확보된다면 허용한 뒤 추가 보완하는 방향 등응ㄹ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류 처장은 이어 식약처가 제정을 추진하고 있는 첨단바이오의약품법에 대해서도 소개했다. 법안은 생명을 위협하거나 치료수단이 없는 질환 등에 사용하는 첨단바이오의약품의 경우 다른 의약품보다 우선해 심사하는 ‘우선심사’나 자료를 나눠 제출하는 ‘맞춤형 심사’, 시판 후 안전관리를 조건으로 허가하는 ‘조건부 허가’ 등을 할 수 있다는 내용 등을 담고 있다. 법안은 지난 9월 입법예고를 마치고 오는 20일 국회에 상정될 예정이다.

식약처는 이날 바이오 신약, 차세대 유전자 진단검사와 같은 정밀의료, 감염병 백신 평가기술 개발 및 가이드라인 개발 연구에 오는 2027년까지 982억원을 투자한다는 내용도 발표했다. 국제기준에 걸맞은 합리적이고 과학적인 허가심사 기준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김경미기자 kmkim@sedaily.com

류영진 식품의약품안전처장과 국내외 바이오업계 대표들이 17일 경기 판교에서 열린 ‘첨단바이오의약품 개발기업 간담회’에 참석해 의견을 나누고 있다. /사진제공=식품의약품안전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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