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인식 체리부로 회장 /사진제공=체리부로
현재 치킨게임 중인 육계산업서 높은 원가 경쟁력으로 시장 점유율을 높이고 있는 체리부로가 오는 12월 기업공개(IPO)에 나선다. 상장 이후에는 HMR(가정간편식)에 본격 진출한다는 입장이다.김강흥 전략기획실 상무이자 2세 경영인은 17일 서울 여의도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육가공 전문기업 동양종합식품 인수를 완료한 올해 10월을 기점으로 고부가가치 가공식품과 HMR 부문이 강화될 예정”이라며 “내년 이후에도 외형 확대 및 수익성 증가를 기대할 수 있는 중요한 포인트”라고 설명했다.
1991년 설립된 체리부로는 육계기업 중 하림에 이어 두번째로 원종계부터 종계, 사료, 사육, 냉동, 가공, 유통, 외식 등 수직계열화를 이룬 기업이다.
현재 육계산업은 경쟁력이 없는 기업이 무한 도태되는 치킨게임이 진행 중이다. 김 상무는 “과거 국내 육계 업체가 200여개 있었지만 현재는 60여개로 축소됐다”며 “이마저도 상위 10개 업체가 과점 경쟁 중”이라고 설명했다. 농림축산검역본부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기준 6대 육계 기업 점유율은 하림이 19.5%로 선두며 마니커(9.8%), 체리부로(9.5%), 올품(8.9%), 참프레(8.2%)가 뒤를 잇고 있다. 2위권 업체들은 각 경쟁률 차이가 0.3%포인트~2.8%포인트 안에 있는 상황이다.
가격 경쟁력이 가장 중요한 육계 산업에서 대규모 자본 싸움이 일어날 수밖에 없는 이유다. 체리부로도 이번 상장을 통해 공모 자금을 확보 경쟁력 향상으로 점유율 우위를 다진다는 입장이다.
육계 산업 자체만 보면 꾸준한 성장 산업이다. 김 상무는 “2008년 이후 연 평균 7.2%씩 육계 도계수가 증가하는 산업”이라며 “특히 세간의 인식과 달리 한국의 닭고기 소비율은 OECD 평균인 27.5%보다 10%포인트 이상 낮은 15.4%로 앞으로 닭고기 소비 증가율은 더 높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OECD의 2014년 통계에 따르면 OECD 회원국 국민은 평균 1년에 27kg의 닭고기를 소비하지만 한국인은 아직 15.4kg 소비에 그친다.
가격 경쟁이 심한 만큼 생산 효율성도 중요한데 체리부로는 이 효율성이 가장 큰 강점이라고 주장한다. 김 전무는 “지난해 육계산업 평균 생산지수는 311.8포인트였지만 올해 상반기 기준 체리부로의 생산지수는 321.8포인트로 업계 평균을 상회했다”고 밝혔다. 생산지수는 꾸준히 늘어나 지난달에는 367포인트를 기록했다.
이에 매출과 이익 규모도 점차 늘고 있다. 2014년 이후 평균 매출 성장률은 10.5%를 기록했다. 2014년 2,573억원을 기록했던 매출액은 지난해 3,144억원으로 늘었다. 같은 기간 89억원 영업적자를 보인 체리부로는 지난해 255억원 영업이익을 내는 데 성공했다. 지난해 영업이익률은 8.1%를 기록했다. 올해도 300억원 이상의 영업이익을 기록할 전망이라고 체리부로는 밝혔다.
김 상무는 “상장 이후 마켓컬리 등 IT 스타트업과 함께 온라인 유통 채널을 집중 공략하고 있다”며 “아직 미개척지인 온라인 HMR 시장으로 본격 진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코스닥 상장을 위한 수요예측은 16일부터 17일까지 진행된다. 청약은 22일~23일 양일간 열린다. 공모주식수는 615만1,897주다. 공모희망가 밴드는 주당 4,300원~4,700원이다. 대표주관사는 미래에셋대우증권이다.
/박호현기자 greenlight@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