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그룹, 차남규·김창범 부회장 승진…그룹 컨트롤타워 강화

[한화그룹 사장단 인사]
㈜한화 부문 대표엔 삼성 출신 옥경석...순혈주의 타파·능력에 초점
김승연 "인사도 글로벌 경쟁력 갖춰야" 하이브리드 경영 강조
리스크 관리 능력 보인 재무통 대거 발탁...내실성장 구축도 병행

차남규 한화생명 대표이사 부회장
김창범 한화케미칼 대표이사 부회장


한화그룹이 그룹 컨트롤타워인 ‘경영조정위원회(경조위)’의 역할 강화와 외부인재 영입을 통한 순혈주의 타파 등에 초점을 맞춘 사장단 인사를 단행했다. 한화그룹은 조만간 후속 임원 인사까지 마친 후 내년 사업 전략 마련에 몰두할 계획이다.

한화그룹은 17일 2명의 대표이사를 부회장으로 승진 발령하는 등 연말 사장단 인사를 실시했다고 밝혔다.

우선 그룹의 금융 부문을 이끌어온 차남규 한화생명 사장과 석유화학 계열사 간 시너지 확대에 힘쓴 김창범 한화케미칼 사장이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차 부회장은 지난 2011년 12월 한화생명 사장 부임 후 그룹 경조위 금융부문 위원을 맡아 불확실한 시장 환경 속에서도 한화생명을 축으로 그룹 금융사의 성장과 수익성을 견인했다는 평가다. 김 부회장 역시 친환경 가소제 등 석유화학 분야 고부가가치 제품 개발을 통해 성장동력을 확보하면서 사상 최대 실적을 이끌었다.

이번 인사로 경조위는 의장을 맡고 있는 금춘수 한화그룹경영기획실장을 비롯해 총 3명의 부회장이 포진하게 됐으며 이에 따라 그룹 컨트롤타워인 경조위의 위상과 역할이 한층 강화됐다는 분석이다. 2013년 4월 설치된 경조위는 그동안 한화의 사업구조 개편을 주도하면서 그룹 성장을 이끌고 있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그동안 경조위의 성과를 인정하고 구성원을 승진시킴으로써 예전보다 힘을 실어준 인사로 보여진다”며 “한화그룹이 외형을 확장하면서 컨트롤타워의 위상도 높아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병열 한화역사 대표이사


옥경석 (주)한화 화약 대표이사
김은수 한화갤러리아 대표이사
김성일 한화저축은행 대표이사
여승주 경영기획실 금융팀장(사장)
박윤식 한화손해보험 대표이사


아울러 성과와 능력을 우선하는 인사라는 점도 눈에 띈다. 한화그룹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기존 한화의 장점뿐만 아니라 외부의 장점도 수용해 나가야 한다는 이른바 ‘하이브리드 경영’을 전면에 내세운 것이다. 이런 인사 원칙은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도 여러 차례 강조해왔다. 지난달 9일 한화그룹 창립 기념식에서 김 회장은 “창업시대의 ‘스타트업 정신’을 되살려 역동적인 미래를 개척해야 한다”며 “인력이나 문화 등 기업의 미래를 좌우할 소프트웨어 경쟁력도 글로벌 수준으로 높여달라”고 주문한 바 있다.

실제로 한화그룹의 모태 기업인 ㈜한화 부문 대표에는 그동안 외부영입 인사가 올라선 적이 없지만 이번에 화학 부문 대표에 삼성전자 출신의 옥경석 사장이 임명됐다. 사장으로 승진한 박윤식 한화손해보험 대표 역시 아더앤더슨코리아와 PWC컨설팅·동부화재를 거쳐 2013년 한화손해보험 대표로 취임했다.

또 사장으로 승진한 여승주 한화그룹 경영기획실 금융팀장은 한화투자증권 대표 재임 당시 주가연계증권(ELS)의 여파로 적자를 면하지 못했던 한화투자증권을 흑자전환시키는 등 경영정상화의 기반을 마련한 능력을 보여줬고 한화갤러리아 대표로 내정된 김은수 부사장 역시 한화 유럽·미국 법인을 담당한 글로벌 전문가로 신규 진출한 면세점 사업 강화와 한화갤러리아 신규점포 확장 등의 적임자로 꼽혔다.

최근 그룹의 사세가 커지면서 내실경영을 중요시한 특징도 나타났다. 한화그룹은 2014년 매출액 36조9,243억원, 영업이익 9,637억원을 냈지만 2015년에는 매출 52조2,980억원, 영업이익 2조337억원, 지난해에는 매출액 55조8,540억원, 영업익 3조6,168억원을 기록하며 해마다 2배 가까이 성장했다. 이 때문에 리스크 관리에 적임인 재무 분야 임원들의 약진이 두드러졌다. 김성일 한화저축은행 신임 대표는 한화자산운용 대표를 지내고 한화투자증권·한화손해보험을 거쳐 최근엔 ㈜한화 재경본부장을 맡아왔다. 박병열 한화역사 대표 역시 한화건설 재무실장을 맡고 있다가 발탁됐다. 김 대표는 금융 분야에 대한 폭넓은 노하우를 지녔고 박 대표는 리스크 관리와 내실성장 구축을 위한 적임자라는 평가다. /박성호기자 junpar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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