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그룹 사장단 인사 보름 앞당긴다

최대 실적 전망 속 다음달 7일께 발표
장수 CEO 거취·임원 세대교체·컨트롤타워 강화 주목



SK그룹의 연말 사장단·임원 인사가 지난해보다 보름가량 앞당겨질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그룹 창립 이후 최대 성과가 기대되는 만큼 서둘러 인사를 마치고 일찌감치 내년을 준비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삼성발 세대교체 바람이 SK 인사에도 불어 젊은 경영진 중심의 진용이 확대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19일 SK그룹에 따르면 올해 말 인사는 예년보다 2주가량 빠른 오는 12월7일께 발표될 예정이다. SK그룹에 정통한 관계자는 “올해 인사는 다음달 7일 발표가 잠정 확정됐다”고 말했다. 현재 인사 평가가 마무리됐으며 인사 대상자를 상대로 면담이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SK그룹은 그동안 연말께 사장단 및 임원 인사를 단행했다. 지난해는 12월21일 인사가 이뤄졌고 2015년에도 12월16일 발표되는 등 대체로 12월 중순 이후 진행됐다. 이는 올해 SK그룹의 실적이 사상 최대로 예상되면서 일찌감치 ‘논공행상’을 마무리하고 내년 준비를 서둘러 시작하겠다는 의도로 분석된다.


지난해 사장단이 대폭 교체된 탓에 올 사장단 인사는 소폭에 그칠 것으로 전망된다. 가장 관심이 집중되는 곳은 SK하이닉스다. 박성욱 부회장이 SK하이닉스의 사상 최대 실적을 이끌었지만 2013년부터 5년째 대표를 맡아온데다 박 부회장이 1958년생으로 주요 계열사 대표 중 최연장자인 만큼 거취가 주목된다. 하지만 그룹 내 반도체 최고 전문가인데다 신상필벌 원칙을 감안하면 올해 인사는 타이밍이 적절하지 않다는 시각도 만만찮다. 박 부회장의 거취 여부에 따라 SK하이닉스는 물론 SK텔레콤의 대규모 인사 이동도 예상된다. 비슷한 상황으로 5년 가까이 SK E&S를 이끌어온 유정준 대표의 거취도 관심거리다. 다만 유 사장이 아직 젊은데다 글로벌 에너지 분야에서 대체자를 찾기 힘들다는 의견도 제기된다. 김준 SK이노베이션 총괄사장이 겸직 중인 SK에너지 사장도 신규 대표 선임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으며 2011년부터 SK건설을 이끌어왔던 조기행 부회장도 내년 3월 임기가 만료되는 만큼 주목받고 있다.

SK그룹 수펙스추구협의회를 이끌고 있는 조대식 의장은 1960년생으로 한국 나이로 58세다. 지난해 사장단 인사를 통해 SK그룹 주요 계열사 사장단은 모두 50대의 젊은 CEO로 교체됐다. 이 때문에 올 임원급 인사에서 거센 ‘세대교체’ 바람이 불 것이라는 전망이 높다. 그룹 고위층에서 이번 인사의 중요한 기준 중 하나로 ‘젊음’을 거론했다는 얘기도 들린다. 이 때문에 ‘부장→팀장→임원’으로 이어지는 기존의 일반적인 승진 코스가 아닌 팀장을 거치지 않은 일부 부장들이 임원으로 승진하는 파격 인사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그룹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는 ‘SK수펙스추구협의회’의 확대 여부도 관전 포인트다. 그룹이 최근 급성장한데다 신규 사업 진출, 공유 인프라 강화 등 새로운 경영전략이 도입되면서 계열사 간 통합·조정이 중요해졌기 때문이다. 실제로 SK하이닉스의 도시바 반도체 인수전에서도 수펙스추구협의회 내 글로벌 협력 기능의 부족함을 절실히 느꼈다는 후문이다. 또 다른 그룹 관계자는 “일부에서는 수펙스협의회와 지주회사와의 일부 기능을 합친다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며 “수펙스협의회의 역할 강화에 무게감이 실리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박성호기자 junpar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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