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커피프린스 1호점’, ‘파스타’에서 여심을 사로잡는 꿀 보이스와 함께 달달한 로맨스 연기를 선보여왔던 이선균이 스크린 최초로 피도 눈물도 없는 조직의 해결사로 나섰다.
‘화차’ ‘내 아내의 모든 것’, ‘끝까지 간다’, ‘임금님의 사건수첩’ 등 다양한 장르의 영화로 관객들을 사로잡은 배우 이선균이 이번 ‘미옥’에선 그간 볼 수 없었던 야수 본능으로 가득찬 인물로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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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개봉한 영화 ‘미옥’(제작: (주)영화사 소중한 | 각본/감독: 이안규) 은 조직의 언더보스 ‘나현정’(김혜수)과 그녀를 위해 달려온 조직의 해결사 ‘임상훈’(이선균), 그리고 출세욕에 사로잡힌 검사 ‘최대식’(이희준)까지, 얽히고설킨 세 사람의 파국으로 치닫는 욕망과 물고 물리는 전쟁을 그린 느와르.
어린 시절부터 결핍과 콤플렉스에 시달려 온 임상훈은 자신의 꿈이 곧 나현정이라고 믿는 인물. 외면은 거칠지만 내면은 한 사람에 대한 순정을 간직한 캐릭터이기도 하다. 무엇보다 이선균은 “시나리오를 읽었을 때 상훈의 결핍이 크게 다가왔다”고 밝혔다.
“시나리오를 받고 좋다고 느꼈다. 애정결핍이 있는 남자가 버려질까 두려워 조직을 배신하고 한 여자에 집착한다. 상훈 뿐 아니라 각자의 욕망이 다른 곳을 바라보는 게 굉장히 헛헛한 느낌을 주더라. 가을에 어울리는 슬픈 시나리오란 느낌을 받았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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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훈 자체가 유기견 같은 느낌을 받았다. 개농장 복도를 지나갈 때 보면 유기견들이 많다. 상훈 역시 다르지 않다. 그 아이가 고아로 자라서 외롭게 자랐다. 그 상처를 현정이 치료해줬고, 보듬어줬다. 이성적인 사랑이기도 하지만 어찌보면 처음으로 받아 본 사랑이 비뚤어져서 자란 인물이다. 유기견이 될지 모른다는 불안감이 질투심으로 폭발하게 된다. 그래서 상훈을 보면 ‘토사구팽’이란 단어가 떠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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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이 되면서 제가 영화의 중심에 있는 것 같지만, 한 인물이 끌고 가는 영화가 아니다. 무엇보다 사건 중심의 대본이 아니었다. 러닝타임을 줄이다 보니까 이렇게 됐다. 상훈이 판을 뒤엎는 역할을 하다보니 그렇게 비춰질 수도 있을 것 같다.”
특히 이번 ‘미옥’에서 김혜수와 첫 호흡을 맞춘 이선균은 “이렇게 해오셨기 때문에 김혜수라는 브랜드가 생긴 게 아닐까“란 생각이 들 정도로 배운 게 많았다고 털어놨다.
“김혜수 선배님이 먼저 캐스팅이 된 상태에서 캐스팅 제안이 들어왔다. 서로 의지하면서 따라갈 수 있지 않을까란 생각이 들었다. 대중들한테 오랫동안 사랑받은 배우 아닌가. 김혜수 선배는 그 중에서도 독보적인 것 같다. 30년 간 사랑받는 건 그만큼 노력했기에 가능한다고 본다.”
“본인 신이 아닐 때도 지켜봐주시고, 리허설 촬영에서도 진심으로 감정연기를 다 해주신다. 후배들이 되게 배울 게 많은 선배이구나 생각했다. 한 번도 지각하신 적이 없다. 여러 가지로 정말 대단한 선배라고 느꼈다.”
‘임상훈’의 상황과 감정에 공감하기 위해 노력했다고 밝힌 이선균. 배우로서 늘 품은 꿈은 “내가 하는 연기로 항상 관객들을 설득시키고 싶은 것”이다. 하지만 ‘미옥’은 스스로 부족한 점이 더욱 눈에 보이는 듯 하다. ‘토사구팽’을 경계하는 상훈의 마음은 실제 이선균의 마음과 다르지 않았다.
“만든 사람들이 어떻게 작품에 온전히 만족하겠나. 객관적으로 보기 힘들고, 관객들에게 눈치 보이는 게 있다. ‘어떻게 볼까’가 아닌 ‘어떻게 보였을지’가 걱정이 되는 게 솔직한 심정이다. 영화에 대해 말하는 것이 조심스럽다.”
한편, 이선균은 현재 영화 ‘PMC’ 촬영에 이어 12월부터는 ‘나의 아저씨’ 촬영에 들어갈 예정이다. 내년 1월엔 ‘악질경찰’로 관객을 만날 예정이다.
/서경스타 정다훈기자 sestar@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