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 시대, 이제는 영어공부도 가능하다?

- 언제 어디서나 무한 반복 연습과 발음 교정 탁월
- 학부모 영어 사교육비 절감 효과

학창시절 십여 년이 넘도록 영어를 하고도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영어를 다시 시작하는 일은 조금 난감하다. 다시 학원을 다니자니 왠지 나이가 맞지 않거나 실력이 부족해망할 것 같고 집에서 하자니 가족들 눈치가 보인다. 출퇴근 시간 자동차에 영어 회화 디스크를 꽂고 들어도 보고 회사에서 점심시간에 인터넷 영어 학습 사이트를 이용도 해보지만 이것저것 신경을 쓰이게 하는 게 많아 효과를 잘 모르겠다. 부담 없이 아무 때 아무데서나 영어를 연습하기가 쉽지 않다.

그러나 최근 학습 용도로 쓸 만한 기기들이 속속 등장하면서 주목받고 있다. 인터넷과 연결된 TV로 각종 동영상 제공 채널에서 찾을 수 있는 영어 콘텐츠나 영어 학습 콘텐츠를 활용할 수 있고 인공지능이 장착된 스피커를 이용해 간단한 영어 회화를 연습해 볼 수도 있다. 문제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뭔가 아쉽다는 것이다. 그런 기기들은 모두 어딘가에 두고 쓰는 종류여서 무엇보다도 수시로 그리고 아무 데서나 영어를 연습하기에는 모두들 부적합하다. 그리고 사실 인공지능이라고 하기에는 좀 무색한 수준이어서 학습이 될 정도의 시간동안 영어를 연습하기가 쉽지 않다. 꽤 발달한 인공지능으로 영어를 제법 잘하는 기기가 필요하다는 얘기다. 그러고 보니 그 기준에 딱 맞는 게 있다. 바로 애플사에서 나온 아이폰 과 아이패드가 그것이다.

그 두 기기에는 공통적으로 시리(Siri)라는 인공지능 비서가 장착되어있다. 그러니까 시리는 기본적으로 인공지능을 가진 비서다. 말 그대로 비서처럼 이런 저런 요구사항을 들어주고 해결해주는 역할을 담당한다. 그런데 어떻게 그걸로 영어를 연습할 수 있을까. 시리를 좀 더 들여다보면 그가 매우 많은 언어를 할 수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게다가 미국에서 만들어져서 영어만큼은 제대로 된 언어일 것이다. 시리의 언어를 영어로 세팅하면 준비는 끝나는 셈이다. 그런데 그 다음엔 어떻게 하면 되는지가 쉽게 감이 오지 않는다. 말을 붙여 보기는 하지만 시리가 일단 한국식 발음을 잘 알아듣지 못해 엉뚱한 반응을 한다. 사실은 말을 붙여 보려 해도 영어 문장이 별로 떠오르는 게 없어 불과 몇 초 만에 그 비서와의 대화는 끝난다. 영어를 하는 스마트폰 속 비서와 영어를 연습하는 콘셉트를 잘 구현하는 좋은 방법은 없을까.

그러는 와중에 ‘시리와 함께 영어하자’란 제목의 책이 나왔다. 저자 정찬용은 많은 사람들이 알다시피 밀레니엄 시기를 전후하여 영어 학습계에 엄청난 돌풍을 몰고 온 책 ‘영어공부 절대로 하지 마라’를 쓴 사람이다. 그 책이 나온 지 벌써 십여 년이 지난 지금도 그는 관련 카페를 운영 중이고 거기에는 이제 심심찮게 놀라운 성공담이 올라오고 있다. 그라면 애플 시리를 어떻게 활용하면 영어를 언제 어디서나 할 수 있는지 찾아냈을 것 같다.



/김동호기자 dongho@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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