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리핑+백브리핑]그리스 부동산 투자 큰 손 떠오른 차이나머니

중국인들이 그리스 부동산 투자를 확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중국이 지난 1~9월 그리스 부동산 매입자의 국적 비율 중 40% 이상을 차지해 1위를 기록했다고 20일 보도했다. 그리스 부동산 광고 사이트 ‘스피토가토스’의 중국 접속량은 지난 1년간 3배로 폭증했다. 스피토가토스는 곧 중국어판 홈페이지를 개설해 중국인들의 접속량 증가에 대응할 계획이다.

올해 들어 중국 정부가 해외자본 유출을 경계해 각종 규제책을 내놓는 와중에도 그리스 부동산 투자가 여전히 각광을 받는 것은 이례적인 일로 풀이된다.

그리스 아테네의 부동산 중개업자 알렉산더 니콜라이디스는 “신축주택 공급까지 끊어진 마당에 외국인 투자는 부동산 가격 상승의 원동력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中, 그리스 부동산 집중 왜

그리스, 경제위기 극복 위해

부동산 투자자에 체류 허가

中 자산가, 보험 차원 매입


중국인들이 그리스 부동산에 집중하는 것은 그리스 정부가 경제위기 타개책으로 부동산 투자자들에게 체류허가를 내주는 파격적인 조건을 내걸었기 때문이다. 그리스는 재정위기 극복 정책을 본격 입안하던 2013년 25만유로(약 3억2,300만원) 이상을 부동산에 투자하는 외국인과 가족에게 5년간 체류를 허가하는 ‘골든비자’를 발급하고 있다. 그리스는 유럽연합(EU) 대부분의 국가를 무비자 방문할 수 있는 ‘솅겐조약’ 가입국이어서 일단 골든비자를 받게 되면 자유로운 유럽 여행이 가능해진다. 골든비자는 부동산을 계속 보유하는 조건으로 갱신이 가능하다.

실제 그리스 정부에 따르면 이 제도를 이용해 올 9월 말까지 부동산에 투자한 외국인은 2,014명, 투자액은 10억유로를 넘었다. 국적별로는 중국이 42.1%로 1위를 차지했으며 러시아(18.0%), 터키(8.0%), 이라크(4.9%) 순이었다.

니혼게이자이는 중국·러시아·터키 등 강권통치국의 부유층이 그리스 부동산 투자에 적극적인 이유는 국내 탄압이나 자녀교육 등 장래에 대한 불안감에 시달리는 이들의 ‘보험’ 성격이 강하다고 설명했다. /변재현기자 humbleness@sedaily.com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