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세청은 20일 TF가 과거 정치적 논란이 된 총 62건의 세무조사를 점검한 결과 총 5건의 권한 남용이 발견됐다고 밝혔다.
TF는 2008년 태광실업과 관련한 2건의 세무조사에서 “조사 과정 전반에서 중대한 조사권 남용이 있었을 것으로 합리적 의심을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2008년 8월 태광실업 특별세무조사는 검찰 조사로 이어졌고 이 과정에서 노무현 전 대통령이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 측으로부터 돈을 받은 의혹이 제기됐다. TF는 태광실업 세무조사가 관할인 부산지방국세청이 아닌 서울지방국세청 조사4국이 담당하는 교차조사가 이뤄진 점과 국세청의 검찰 고발절차가 단기간에 처리된 점을 지적하며 “세금 탈루 혐의가 미미함에도 조사 대상이 됐고 조사 대상 과세기간을 과도하게 확대하고 중복조사를 한 경우도 있었다”고 지적했다.
TF는 2009년과 2011년 김제동ㆍ윤도현씨가 촛불집회에 참석한 후 소속 기획사인 ‘다음기획’에 대한 세무조사가 벌어진 것에 대해서도 “서류상으로는 조사권 남용을 확인할 수 없었으나 조사 대상 선정과 관련해 언론 보도 문건으로 볼 때 조사권 남용 금지 의무를 위반한 것으로 의심할 만한 정황이 있다”고 밝혔다. 최순실씨의 단골 성형외과 원장인 김영재씨의 중동 사업 진출에 부적격 의견을 냈다가 정치적 세무조사 논란에 휩싸인 대원어드바이저리 건에 대해서도 “특검 수사 과정의 관련인 진술기록 등으로 볼 때 조사권 남용 금지 의무를 위반한 것으로 의심할 만한 정황이 있다”고 판단했다.
TF는 “국회·언론 등에서 논란이 제기된 세무조사에 대해 객관적인 시각에서 깊이 있게 점검·평가했다”며 “다만 현행 국세기본법 해석상 TF 외부위원들의 세무조사 열람 등 직접적인 접근이 어려웠던 점은 아쉬운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TF가 발표한 5건의 사례 모두 이명박·박근혜 정부 당시 사건이라는 점을 두고 공정성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박형윤기자 manis@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