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이랜드그룹은 지난해 BDA파트너스와 자문 계약을 진행하고 매각을 추진했던 케이스위스(K-SWISS)의 매각을 보류했다. 적자를 내던 케이스위스가 내년 1·4분기부터 미국발 수주 물량이 전년 동기보다 30% 늘며 흑자로 전환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스포츠 브랜드에 대한 성장성이 크다는 판단에 따라 도미누스인베스트먼트가 보유한 잔여 케이스위스 지분을 300억원에 사들이며 미국과 중국 등 해외시장 공략을 가속화하겠다는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또한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매각설에 휩싸였던 이랜드월드의 로맨틱 여성 캐주얼 브랜드 로엠도 요즘 10대 사이에 유행인 카카오 이모티콘 1위 캐릭터 ‘오버액션 토끼’와 컬래버레이션하며 매출이 늘고 있다. 이 밖에도 이랜드의 패션사업부는 중국 알리바바가 운영하는 K몰에서 판매율 1위에 등극했다.
켄싱턴호텔 제주·평창 및 베어스타운 등 세 곳을 묶어 매각을 추진하던 호텔·리조트 사업도 켄싱턴호텔 제주만 매각하기로 결정했다. 전략적투자자(SI) 한 곳과 최종 협상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으며 이르면 연내 딜이 클로징될 것으로 보인다. 이랜드그룹은 호텔·리조트 부문에 있어 자산을 매각한 뒤 위탁 경영을 맡는 사업 개편도 검토 중이다.
이랜드그룹이 자산매각을 잠정적으로 중단한 데는 키스톤프라이빗에쿼티(키스톤PE)가 1조원 규모 투자에 속도를 내고 있기 때문이다. 키스톤PE는 이달 말 투자자(LP)들로부터 출자확약(LOC)을 받고 오는 12월 말 납입을 완료한다는 목표다. 이랜드그룹 내부적으로도 티니위니·모던하우스 등 핵심 자산을 매각하며 심각한 유동성 위기는 넘긴 상태라는 판단이다. 추가적인 사업부 매각이 자칫 전체 그룹의 실적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쳐 재무구조에 오히려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이랜드그룹은 단기 차입금을 상환해 금융 부담이 큰 금융권 대출을 통한 자금조달 방식에서 벗어나겠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이랜드의 경영 정상화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도 내놓았다. 이랜드그룹의 지분 매각으로 핵심 사업부가 사라졌을 뿐 아니라 현재 보유한 패션 브랜드, 식음료 등은 트렌드에서 벗어나 성장성에 대해 회의적이라는 설명이다. 특히 이랜드가 집중하고자 하는 중국 시장도 고급 브랜드 편집숍 트렌드가 확산됨에 따라 중저가 스파(SPA) 브랜드나 단독 브랜드 위주인 이랜드의 사업 전망이 낮다는 지적이다.
/임세원·박시진기자 see1205@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