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신 회장은 공시를 통해 롯데쇼핑 지분 3.57%를 시간외대량매매(블록딜) 방식으로 처분한다고 밝혔다. 주당 가격은 21만4,000원으로 이날 종가(22만5,000원)보다 낮다. 이로써 신 회장이 보유한 롯데쇼핑 지분은 13.46%에서 9.89%로 낮아졌다. 회사 측은 “신동빈 회장이 신규 담보계약을 목적으로 시간외매매를 통해 지분을 매도했다”며 “신 회장의 개인적인 거래라 확인은 힘들지만 수백억원의 사재 출연 등으로 롯데쇼핑 주식담보대출 비중이 6.4%가량에 달하는 만큼 이를 상환할 목적으로 주식을 처분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현재 담보대출이 이뤄진 신 회장의 롯데쇼핑 주식은 174만7,900주 정도로 알려졌다. 현재가로 3,845억원 정도이고 담보대출비율이 60% 정도임을 감안하면 대출금액은 2,300억원 정도로 추정된다.
시장에서는 이번 지분 매각으로 마련된 자금이 신 회장이 롯데지주 지분을 늘리는 데 사용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특히 공정거래법상 신규 순환출자 고리를 6개월 안에 해소해야 하는 만큼 계열사가 보유한 롯데지주 주식을 신 회장이 획득할 가능성도 있다. 롯데정보통신·한국후지필름·대홍기획 등은 롯데지주 출범 과정에서 지분을 취득해 신규 출자전환 고리가 발생한 상황이다. 롯데정보통신과 한국후지필름·대홍기획이 보유한 롯데지주 지분은 각각 2.4%, 3.8%, 1.1%다.
신 회장은 계열사가 내놓은 롯데지주 지분을 취득하면서 그룹 지배력을 끌어올릴 것으로 보인다. 신 회장이 보유한 롯데쇼핑 잔여지분과 롯데제과(280360)·롯데칠성(005300)·롯데푸드(002270) 등의 지분을 롯데지주에 출자하고 이 회사의 신주를 받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이 과정에서 롯데지주 지분을 늘려 ‘신 회장→롯데지주→롯데그룹 계열사’로 이어지는 지배구조를 구축할 것으로 예상된다.
/서지혜·박성호기자 wise@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