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월 의사 자격증 시험에 도전에 이달 합격 통보를 받은 인공지능(AI) 로봇 ‘샤오이’가 병원을 거닐고 있다. 이 로봇은 중국 기술기업 아이플라이테크와 칭화대 연구팀이 공동 개발했다. /CCTV
중국에서 의사자격증 시험에 도전한 인공지능(AI) 로봇이 고득점으로 당당히 합격하며 ‘AI 의사’ 시대를 성큼 앞당겼다.21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중국 기술기업 아이플라이테크와 칭화대 연구팀이 공동 개발한 AI 로봇 ‘샤오이(小醫)’가 지난 8월 의사자격 시험을 치르고 이달 초 최종합격 통보를 받았다. 샤오이의 점수는 합격선인 360점을 훌쩍 넘은 456점이었다. ‘샤오이’는 ‘작은 의사’라는 의미다.
샤오이는 처음 응시한 시험에서 600점 만점에 100점의 저조한 성적을 받았지만 이후 단어와 문장·구절 사이의 관계를 파악하는 능력을 키우고 의학 전문가들의 임상 및 진단지식과 경험을 바탕으로 알고리즘을 끊임없이 개선해 최종 합격할 수 있었다.
연구팀의 우지 교수는 “2013년부터 의사자격증 시험문제의 절반 이상이 환자의 실제 사례에 관한 것이며 암기와 검색에만 의존해서는 이에 합격할 수 없다”며 “샤오이가 실제 의사로 활약하기보다는 의사가 문제를 인식하고 위험을 피할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에서도 AI를 진료에 이용하려는 시도가 이미 시작됐다. 인천 가천대길병원은 지난해 12월5일부터 IBM의 AI플랫폼 ‘왓슨’을 진료에 활용하고 있다. 인간이 수행하는 데 한계가 있는 의료 데이터 분석 등을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가지고 AI를 도입한 것이다. 현재까지 AI 진료를 받은 환자 수는 600여명에 이르며 병원 자체조사 결과 왓슨 이용에 대한 환자 만족도는 10점 만점에 9.4점을 기록했다.
심선진 길병원 혈액종양내과 교수는 “왓슨을 통해 의료진과 환자가 서로 소통하고 적절한 해결책을 함께 찾아가는 ‘다학제 진료(협진)’의 틀이 갖춰졌다는 점, 그리고 이를 통해 더 표준화된 치료를 향하게 됐다는 점에서 의미를 찾고 싶다”고 전했다.
/연유진·권용민기자 economicus@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