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정시설 과밀수용·인권침해 해결 나선다

법무부 설계표준 개정 추진
미국식 삼각형 모양 시설 도입
자유형 대체형벌 등 해법 마련

교정시설 변천사. /사진제공=법무부
3세대 교정시설.
법무부가 과밀 수용, 인권 침해, 시설 노후 등 국내 교정시설의 묵은 과제 해결에 나섰다. 삼각형 모양의 미국식 교정시설을 도입하고 자유형 대체형벌·보석제도 활용, 집행유예 및 가석방 확대 등 다양한 해법을 마련해 선진국형 교정문화를 육성해나간다는 방침이다.
21일 법조계에 따르면 법무부는 ‘교정시설 설계표준’ 개정을 추진하고 있다. 이를 위해 법무부는 서울대 산학협력단에 ‘현행 교정시설 공간별 성능향상을 위한 건축방향에 관한 연구용역’을 맡겨 최근 완료했다. 연구용역의 핵심은 ‘주간 휴게실(Dayroom)’을 포함한 3세대 교정시설을 국내에 도입하는 것이다. 주간 휴게실은 재소자들이 식사는 물론 낮 시간에 공동으로 휴식을 즐길 수 있는 공간으로 삼각형 모양의 교정시설 한가운데에 자리한다. 이곳에서 재소자들을 관리하면 ‘감시 사각지대’를 해소할 수 있는데다 재소자들의 자연스러운 대화를 유도할 수 있어 사회성 향상에 도움을 줄 수 있다는 게 법무부의 설명이다.

국내 교정시설은 건물이 가로로 나열된 형태의 2세대가 100%를 차지한다. 1세대 교정시설인 원형 감옥 ‘파놉티콘(Panopticon)’보다 공간 활용에서 우수하지만 교도관들이 시간별로 순찰해야 하는 등 관리 측면에서 비효율적이라는 지적이 많았다. 법무부는 오는 27일 해당 용역 결과를 발표하고 교정시설 설계표준 개정 작업에 속도를 낸다는 계획이다.


법무부 관계자는 “삼각형 교정시설은 두 동을 연결하면 가운데 공간을 운동장으로 활용할 수 있는데다 막히는 공간이 없어 채광 면에서 우수하다”며 “현재 짓고 있는 대전교도소 이후 새로 설립하는 곳에 대해서는 3세대 교정시설을 도입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날 법무부는 국가인권위원회와 함께 ‘구금시설 과밀수용 해소와 수용자 인권향상을 위한 토론회’를 열고 해법을 모색했다. 국내 교정시설 독거실 기준은 4.62㎡로 국제적십자사(5.40㎡)를 비롯해 유럽고문방지협약위원회(7㎡)가 정한 기준을 크게 밑돈다. 그나마도 대도시 주요 교정시설 수용률이 130%에 육박하는 등 포화상태라 5인 시설에 9명이 생활하면서 인권 침해 지적이 이어졌다. 전문가들은 ‘수용자 증가→과밀 수용→인권 침해’라는 악순환을 없애기 위해서는 교정시설 확충이라는 직접적 출구전략과 동시에 가석방·보석 제도의 활용이 필요하다는 데 입을 모은다. 벌금형의 적용을 확대하는 등의 수용인력 감소 방안도 해결책 가운데 하나로 꼽혔다. 안성훈 형사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교정시설 여건이 각 나라 인권 수준의 지표라는 말이 있다”며 “교정정책의 핵심인 교정교화를 위해서라도 현재 당면한 과밀 수용이라는 문제를 시급히 해결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안현덕기자 alway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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