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종 커피 프랜차이즈 ‘카페베네’의 창업주인 김선권(사진) 전 회장의 수제버거 프랜차이즈 ‘토니버거’가 경영난이 심화 되면서 카페베네의 실패한 전철을 밟을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김 전 회장이 대표로 있는 토니버거는 2015년 출범 후 적극적인 마케팅을 통해 한 해 만에 영업흑자를 내는 등 순조로운 출발을 보였으나 최근 가맹점 출점이 부진해지면서 경영난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법원경매 업계에 따르면 김 대표가 거주하던 서울 삼성동 아파트가 최근 경매에 부쳐졌다. 감정 가격은 약 30억 원을 웃도는 수준이다. 업계에서는 토니버거의 경영난이 한 몫을 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김 대표는 2008년 서울 강동구 천호동에 카페베네 1호점을 개점하고 창업 5년 만에 1,000여 개의 매장을 내며 ‘프랜차이즈 신화’를 썼다. 그러나 차기 사업으로 추진하던 사업이 줄줄이 실패하면서 2013년부터 쇠락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결국 그는 2015년 말 사모펀드에 카페베네를 매각하고 회사를 떠났다.
이후 수제버거 전문점 토니버거를 설립해 재기를 노려왔다. 토니버거는 청담동에 첫 번째 직영점을 낸 후 매장 수를 올 4월까지 70개로 늘렸다. 토니버거는 수제버거 시장의 경쟁 속에서 가격 대비 품질이 좋은 제품을 표방했다. 지난해 매출 82억 원을 올렸다. 2억 원의 영업이익도 내는 등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하지만 올해 들어 상황이 달라졌다. 최근 청담점이 문을 닫았고, 매장 수는 44개 수준으로 줄어들었다. 한 가맹점주는 “현재 운영 중인 매장 중 90%가 건물 계약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영업하는 실정”이라고 전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토니버거 본사 직원 가운데 적지 않은 사람들이 퇴사했고 물류 계약을 맺은 업체들도 대금을 받지 못해 아우성이라는 얘기도 들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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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니버거가 어려움에 처한 이유에 대해 업계는 카페베네의 성공과 실패를 그대로 답습했던 게 이유 중 하나로 꼽고 있다. 토니버거는 유명 연예인을 내세운 스타마케팅과 드라마 PPL 등 적극적 마케팅 활동을 벌였다. 이를 통해 인지도를 높이고 점포를 공격적으로 늘렸다. 카페베네의 성공 전략과 매우 흡사하다. 과거 카페베네도 광고모델로 유명 연예인을 대거 기용하고 드라마와 예능 프로그램에 장소협찬을 제공하며 가맹점 수를 늘렸다.
하지만 가맹점을 내는 속도가 늦어지면서 마케팅 비용에 비해 매출이 늘어나는 속도가 둔화했고 경영난으로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 앞서 카페베네도 스타마케팅과 공격적 점포 확장을 통해 2012년 매출액이 2,207억 원까지 성장했다. 그러나 가맹점 출점 속도가 둔화하면서 2014년 영업적자로 돌아섰고 현재까지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박준호기자 violator@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