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방송되는 MBN ‘휴먼다큐 사노라면’에서는 ‘꽃게 엄마의 바다 인생 전수기’ 편이 전파를 탄다.
▲ 선장님 위에 대장님, 연희 씨
가을 바다의 진객, 꽃게잡이로 분주한 경기 화성의 전곡항. 이곳 서해에서 제 2의 인생을 맞은 부부가 산다. 정연희(64), 박두현(62) 씨 부부가 바로 그 주인공.
연희 씨는 사별, 두현 씨는 이혼의 아픔을 겪고 17년 전 운명처럼 전곡항에서 만나게 되었다. 두현 씨의 착한 성품에 반한 연희 씨. “내가 배를 살 테니 당신이 선장이 되어 달라”며 전 재산을 건 고백을 했다. 그렇게 둘은 부부의 연을 맺었다.
그 후 새벽마다 함께 조업을 나간다는 부부. 그런데 선장님의 지시보다 연희 씨의 목소리가 더 크게 울려 퍼진다. 부표 확인부터 선원들 진두지휘는 물론, 조업 중에는 두현 씨 대신 배 운전까지 한다.
뿐만 아니라 같이 배를 탄 지 7개월밖에 되지 않아 실수가 잦은 사위를 다그치는 것도 연희 씨의 몫이다. 그야말로 선장님 위에 대장님인 셈이다. 그런데 요즘 따라 대장님의 잔소리가 심해진다.
▲ 악역 전문 연희 씨의 후계자 수업
사실 한 달 전 큰 딸 은화(41) 씨 부부가 같은 집으로 이사를 왔다. 큰 딸 부부는 아이가 넷이나 된다. 한 명도 키우기 힘든 세상인데, 혹여 딸이 힘들까봐 연희 씨가 부른 것이다. 딸 부부에게 제대로 된 일을 쥐어주고 싶은 마음에서였다. 그렇게 사위는 뱃일을, 딸은 수산물 시장 일을 돕기 시작했다.
하지만 딸 부부를 보고 있자면 연희 씨 눈에는 갈 길이 구만리다. 아직 거친 뱃일이 버거운 사위는 툭하면 실수를 하고 만다. 심지어 꽃게를 어설프게 다루다 죽이는 일도 다반사인 사위. 남편이 나서서 다그칠 법도 한데 성격 좋은 남편은 그저 허허실실이다.
사위뿐만 아니라 딸도 실수연발이긴 마찬가지다. 딸은 생선 진열 하나도 제대로 못하는 초보 장사꾼. 회 뜨는 것 하나도 제대로 맡길 수가 없다. 딸에게 맡겼다가는 금세 회가 삐뚤빼뚤하게 썰려 있다.
결국 오늘도 악역은 연희 씨의 몫이다. 딸 편만 드는 남편에게도 주눅 든 딸에게도 언성을 높이는 연희 씨. 급기야 딸은 눈물을 보이고 마는데.
▲ 억척 엄마의 속마음
연희 씨라고 쓴 소리를 하는 게 좋을 리 있을까. 첫 남편과 사별한 뒤 홀로 삼남매를 키우느라 억척스러워질 수밖에 없었다. 더군다나 큰 딸은 연희 씨에게 아픈 손가락이다. 큰 딸이 덜컥 임신을 해서 왔을 때 속상한 마음에 함께 축하해주지 못했었다. 그 흔한 웨딩사진 하나 없이 사남매를 키우느라 정신없이 살았을 큰 딸. 그런 큰 딸에게 조금이라도 빨리 배와 가게를 물려주고 싶은 마음이었다.
마음이 앞선 탓일까, 연희 씨는 점점 틀어지는 딸과의 관계가 답답하기만 하다. 과연 연희 씨는 딸과 관계를 회복할 수 있을까?
[사진=MBN ‘휴먼다큐 사노라면’ 방송화면캡처]
/서경스타 전종선기자 jjs7377@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