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방송되는 EBS1 ‘한국기행’에서는 ‘취해볼까, 가을 제주’ 2부 ‘인연을 만나거든’ 편이 전파를 탄다.
한림읍 월령리는 먼 곳에서 흘러온 씨앗이 움을 틔워 선인장이 자생했다고 전해지는 곳.
마을 어디를 가도 선인장 지천이다.
돌담 마다 한 자리 차지한 선인장 따라 걷다가 가시뿐인 밭에서 능숙한 손길로 선인장 열매를 수확하시는 어머님을 만났다.
조곤조곤 들려주시는 선인장 이야기 뒤로 하고 걷다보니 류승룡 씨 발걸음은 마을의 작은 점방에 닿았다.
40년간 이 마을을 지켜온 작은 점방은 여전히 그 앞을 지나는 올레꾼들을 맞이한다.
오늘도 박영보 주인 어르신 내외는 올레꾼들을 말벗 삼아 두런두런 이야기꽃을 피운다.
월령 선인장 군락지를 넘어 해안도로를 따라 걸으면 금능 해변에 다다른다.
류승룡 씨가 그곳에서 큰 그물망을 들고 휘적휘적 바다를 누비는 이방익 할아버지를 만났다.
87세 나이에도 여전히 유쾌하게 바닷담을 쌓아올리고 계신 할아버지.
이가 안 좋아 잡은 수확물은 드시지도 못하고, 무너진 담을 수리하느라 손은 다 상했는데도
하루도 거르지 않고 바다에 나가신단다.
잡는 일 자체가 재미라며 웃으시는 데, 과연 오늘은 바닷담에 어떤 게 걸려있을까?
[사진=EBS 제공]
/서경스타 전종선기자 jjs7377@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