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종가보다 3원10전 내린 1,086원에 거래를 시작했다. 2년 반 만에 나타난 1,080원대 레벨에 원달러 환율은 최근 연이어 연저점 갱신하며 바닥을 낮추고 있다. 전날 장 마감 직전 1,090원대를 깨고 내려온 원달러 환율은 이날도 1,080원대 후반을 중심으로 무거운 흐름을 보일 전망이다.
이날의 하락 출발은 22일(현지시간) 공개된 미 연준 FOMC 의사록이 비둘기파적으로 해석된 영향이 컸다. 의사록에 따르면 이달 초 열린 FOMC에서 많은 연준 위원들은 단시일 내 추가 금리 인상이 타당하다는 데 동의하면서도 장기적인 인플레이션 부진을 우려했다. 시장은 이미 기정사실화 됐던 연준의 12월 금리 인상보다 저물가 우려에 주목했다. 향후 금리인상이 더 점진적이고 신중하게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는 ‘비둘기’ 사인으로 본 것이다. 이에 최근 약세로 돌아섰던 달러가 추가 하락했다. 뉴욕외환시장에서 유로화는 유로당 1.18달러대로 다시 올라섰고 엔화도 달러당 111엔대로 상승했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화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지수는 0.76% 빠진 93.257을 기록했다.
최근의 가파른 원화 강세에 달러까지 글로벌 약세가 계속되면서 원달러 환율은 하락 추세를 이어갈 전망이다. 다만 이미 1,080원대까지 내려온 만큼 추가적인 하락은 부담이 클 것으로 시장 참가자들은 보고 있다. 외환당국의 경계감도 높은데다 밤 사이 뉴욕증시가 전반적으로 하락하며 위험선호심리도 주춤할 수 있다.
이날 원엔 환율(하나은행 기준)은 전 거래일 종가 대비 6원93전 오른 978원13전에 거래를 시작했다. 달러 약세에 엔화가 상대적으로 오르면서 원엔 환율도 전날의 급락을 만회했다.
/빈난새기자 binthere@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