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서울 채권시장에서 국고채 3년물 금리는 전 거래일 대비 3.6bp 내린 2.134%에 거래됐다. 국고채 금리는 최근 한 달간 10.2bp 상승했으며 장기물인 10년·30년물 금리도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다. 채권금리 상승은 채권 가격 하락(채권시장 약세)을 나타낸다. 국고채를 매입한 투자자들의 채권 가격이 하락했다는 의미다. 최근 국고채 금리 상승은 이달 말 있을 금융통화위원회 영향이 크다. 이미 채권시장 참가자들은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인상할 것을 기정사실로 받아들이고 있는 만큼 국내 채권시장이 약세 흐름을 이어가는 것. 상당수 채권 담당 애널리스트와 PD들은 “금리 인상이 이미 이달 선반영된 만큼 단기적으로 11월 금리 인상 이후에는 되돌림 현상을 보일 것”이라는 데 동의하고 있다. 김지만 현대차투자증권 연구원은 “현재 선도금리는 이미 두 차례가량의 금리 인상 우려를 반영하고 있다”며 “11월에 기준금리 인상을 예상하지만 당분간 채권금리는 안정세를 예상한다”고 말했다. 특히 애널리스트들은 지난 2005년 금리 인상 등 과거 사례를 들어 두 번째 금리 인상시기를 전후로 고점을 형성할 가능성을 제시했다. 11월 금리 인상 이후 2·4분기께 연고점을 형성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박종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오는 2018년에는 통화 긴축이 강화하겠지만 선반영 인식과 수급 호조로 베어플래트닝(Bearish Flattening·단기물과 장기물 수익률 차이가 축소되는 현상)이 예상된다”며 “단기적으로 채권금리는 11월 말 금리 인상 이후 되돌림을 보였다가 재상승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향미 하이투자증권 연구원 역시 “내년 1·4분기가 금리 고점을 형성할 것으로 예상되며 이후 글로벌 금리 흐름에 따라 등락은 가능하지만 추세적인 상승은 어려워 보인다”고 전망했다.
채권 금리가 내년 상반기 전에 고점을 형성한다면 신규 투자자 입장에서는 저가 매수의 기회가 될 수 있다. 서 연구원은 “(기준금리 인상이) 단순히 금융안정보다는 국가 펀더멘털에 걸맞은 수준으로의 조정인 만큼 내년 1·4분기에도 추가 인상이 진행될 것으로 전망된다”며 “장기물은 글로벌 경기 흐름에 따라 2·4분기까지 추가 상승 여지가 있지만 연말까지 시계에서 매수 기회라고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기준금리 인상 횟수와 시기가 확정된 것이 아닌 만큼 불확실성은 상존한다. 상당수 증권사가 내년 상반기 고점을 예상하고 저가 매수를 권하지만 일각에서는 투자심리 위축이 우려되는 만큼 현시점에서 리스크를 관리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된다. 윤여삼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이달 금리 인상은 소득주도 성장을 위한 기반으로 단행되는 것이며 전통적으로 1·4분기에는 부동산 비수기인 만큼 통화정책은 한 박자 쉬어갈 것으로 보여 다음 분기에 연속으로 인상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고 전했다. 조용구 연구원 역시 “대내외 거시경제 여건과 주요국 정부 정책 방향 등을 감안하면 내년에도 자산시장에서 채권시장의 상대적인 약세는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며 “채권투자 관점에서 당장 자본차익 현실화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여 위험관리에 여전히 유의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지혜기자 wise@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