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터처블’의 첫 회는 진구와 김성균이 어린 시절 아버지의 충격적인 살인을 목격한 이후 이들의 엇갈린 선택이 어떻게 운명을 바뀌어 버렸는지, 또한 진구의 부인 경수진에 이어 아버지 박근형까지 1회 만에 죽음을 맞이하며 안방극장을 충격에 빠트렸다. 숨조차 쉴 수 없이 휘몰아친 전개가 바로 ‘언터처블’이었다.
어린 시절 기서와 준서는 덕망 높은 아버지 장범호가 배신자를 잔인하게 살해하는 모습을 목격하고 만다. 그 자리에서 오줌을 지린 장남 기서와 달리 차남 준서는 당당하게 아버지에게 “아버지는 벌을 받아야 합니다”라고 외치며 잘못된 점을 지적했다. 그리고 너 혼자 있었냐는 아버지의 물음에 당당하게 혼자 있었다고 말하며 숨어 있는 형을 감싸는 배포까지 보였다. 이에 그치지 않고 경찰서로 아버지를 신고하러 갔던 준서는 자신을 향해 자동차를 돌진하던 아버지가 “집에 들어가라. 감기 걸린다”라고 말하고 차안에서 지켜보자 자신의 힘이 아버지에게 택도 없이 작다는 것을 느끼고 북촌에서 벗어나 아버지 같은 범죄자를 잡는 형사가 됐다. 그러나 정작 아버지의 살인 사건을 목격하고도 한마디를 하지 못했던 형 기서는 아버지 밑에 남아서 아버지의 대업을 이으며 여린 심성을 들킬세라 더욱 잔혹한 폭군 북촌의 실세가 됐다.
열혈 형사가 된 준서는 사랑스런 아내 조민주(경수진 분)와 함께 행복한 삶을 이어갔다. 준서는 범인을 잡는 과정에서 찢어진 이마를 치료 받기 위해 아내가 의사로 일하는 병원을 일부러 찾을 만큼 이 세상에 아내가 전부인 남자다. 자신의 상처를 애처롭게 바라보는 아내를 세상 어디에도 없을 꿀 뚝뚝 흐르는 눈빛으로 바라보며 아내 일이 끝나기를 기다리는 로맨티스트다. 그러던 어느날 민주는 준서에게 “우리 오늘 술 먹자. 근데 나 오늘 술 취할거야. 막 이야기 할거야 있는데로 떠들어 댈거야. 내 얘기 다 받아 줄거지?”라고 말하고 준서는 아내의 말이 데이트 신청이라고 생각하고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는데 그날 민주는 돌진하는 트럭에 깔려 죽음을 맞이했다.
죽은 민주가 안치된 영안실에서 오열하던 준서는 민주의 어깨에 ‘死’ 라고 적힌 문신을 발견하고 “누구야? 민주에게 이런 글씨를 새긴 놈이”라고 분노를 폭발시킨다. 그러나 그에게는 자신이 민주라는 진짜 민주가 나타나고 알고 보니 자신이 사랑했던 부인 조민주의 본명은 윤정혜로 그가 알고 있던 민주에 대한 모든 것이 가짜였다. 심지어 윤정혜는 수년 전 낚시 갔다가 죽음을 맞이한 윤동필 반장의 딸. 윤동필 반장은 북촌 해양이 관련된 흑령도 사건을 취재하고 있었다.
그 시각 북촌의 실세 장남 기서는 덜덜 떨고 있는 자신의 내연녀의 어깨에 ‘死’를 새기며 다시는 배신하지 않겠노라 다짐을 받는다. 그리고 술에 잔뜩 취한 채로 집에 들어가 정략 결혼한 부인 구자경(고준희 분)에게“그 여자가 죽었다. 준서가 사랑한 여자. 준서가 슬퍼할 생각을 하니 나도 슬프다”라며 “근데 우리 이사장님은 좋아할 일인가? 준서가 사랑하는 여자가 이 세상에서 사라졌으니깐?”라며 의미심장한 말을 남긴다. 기서는 부인 자경이 준서를 사랑하고 있다는 사실까지도 알고 있던 것.
준서와 기서의 엇갈린 운명 보다 북촌의 미래는 더 큰 음모가 서서히 밀려오고 있었다. 장범호는 자신이 봐주는 북촌해양 직원의 딸이 처참하게 성폭행 당하자 이를 보복하기 위해 성폭행범의 결혼식장에 처참하게 일그러진 딸을 휠체어에 태워 밀고 들어가고 결국 그 많은 하객 앞에서 사과까지 받아냈다. 그러나 그 결혼식은 전 대통령 구용찬의 측근. 이로 인해 장범호와 구용찬의 대립이 시작되고, 구용찬은 일본 마치모토 상선이 비리혐의로 조사를 받자 북천 해양을 희생양으로 정리시키고자 장범호나 그의 아들 장기서에게 경찰조사를 받고 형을 살고 나오라고 딜을 한다. 자신이 키우던 범 새끼에게 제대로 물려버린 장범호는 그날 아들 준서를 만나러 일부러 그의 경찰서까지 찾아가고, 혼자 술을 먹다가 죽음을 맞이한다.
급작스럽게 불어 닥친 사랑하는 부인의 죽음뿐만 아니라 그의 모든 것이 거짓이었다는 충격적인 사실을 접한 준서. 그리고 그날 공교롭게도 처음으로 자신을 찾아온 아버지. 이 모든 배후에는 자신의 아버지가 연루 되어 있다고 생각한 준서는 북촌으로 향하는 길에 아버지의 죽음을 전달받으며 충격에 휩싸이고 만다. 과연 아내를 죽도록 만든 이는 누구이며, 장씨 가문에는 어떤 음모가 시작된 것인지 궁금증을 폭발시켰다.
모든 것이 숨가쁘게 진행되며 휘몰아치는 전개가 몰입도를 끌어올린 이유는 바로 배우들의 폭발적인 연기열전이었다. 누구 하나 구멍이 없을 만큼 완벽했다. 북촌의 절대 권력자 장범호 역의 박근형은 매 순간 인자한 웃음과 살 떨리는 잔혹함을 거침없이 드러내며 시청자들을 매혹시켰다. 이에 박근형과 최종원의 팽팽한 연기 맞대결은 그 어떤 드라마에서 볼 수 없는 한편의 영화 같은 고췰의 볼거리를 선사했다.
이어 로맨틱한 남편의 달달한 눈빛에서 분노와 광기에 사로잡힌 눈빛까지 다채롭게 연기하는 진구는 여심을 사로잡기에 충분했다. 또한 김성균의 악역 연기는 눈과 귀를 호강시켰다. 옆집 친근한 아저씨 같았던 그가 내연의 여자를 향해 다가갈 때 섬뜩한 미소와 모든 것을 자신이 쥐고 있다는 듯한 자신만만함 그리고 자신의 사랑을 받아주지 않는 아내를 향해 옷을 벗겨 달라고 말하는 어린 기서의 연약함까지 악랄함과 연약함, 그리고 섹시함까지 모두 선보이며 팔색 매력을 원 없이 펼쳐 보였다. 김성균을 섭외하기 위해 조남국 감독이 왜 공을 들였는지 1회 만에 알 수 있는 존재감이었다. 또한 1회 특별출연임에도 존재감을 제대로 각인시킨 경수진의 신비롭고 처연한 아름다움은 시청자들의 시선을 사로잡으며 앞으로 그녀의 죽음이 어떻게 밝혀질지 궁금증을 한껏 증폭시켰다.
첫 회 만에 중요한 배역들이 잇따라 죽음을 맞이하며 휘몰아치는 사건과 온몸을 사리지 않은 연기투혼으로 눈과 귀를 즐겁게 하고 촘촘한 전개와 스타일리쉬한 영상들은 보는 내내 빨려 들어가는 최상의 몰입감을 선사하며 영화 같은 웰메이드 드라마를 완성시켰다.
이에 대해 각종 SNS와 커뮤니티 사이트에서는 “영화인줄 몰입도 쩐다”, “정말 짱 다음회가 기다려지는 드라마 오랜만이네요”, “김성균이 범인 아님?”, “연기력 쩐다 주조연들 다 쩐다”, “1화에서 몇명을 죽이는건가”, “김성균 연기 넘 무섭게 잘해”, “대박 연기파들이 좋아” 등 호평이 이어졌다.
‘언터처블’은 삶의 전부인 아내를 잃고 가족의 추악한 권력과 맞서는 차남 장준서와 살기 위해 악이 된 장남 장기서, 두 형제의 엇갈린 선택을 그린 웰메이드 액션 추적극. 오늘(25일) 밤 11시 ‘언터처블’ 2회가 JTBC를 통해 방송된다.
/서경스타 정다훈기자 sestar@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