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인터뷰] ‘고백부부’ 한보름 “허정민과 베스트커플상, 주시면 감사”

최근 종영한 KBS 2TV 드라마 ‘고백부부’에서 장나라-손호준 커플의 타임슬립을 보는 재미도 있었지만, 서브 커플 한보름-허정민을 보는 재미도 쏠쏠했다. 장나라-손호준이 ‘눈물’과 ‘애잔함’을 담당했다면, 한보름-허정민은 ‘유쾌 발랄’한 재미를 줬다.

배우 한보름 /사진=조은정 기자


‘고백부부’에서 결혼을 후회하던 38세 부부 마진주(장나라 분)와 최반도(손호준 분)는 스무 살 때로 타임슬립해 과거의 애틋함을 다시 느꼈다. 그리고 그 때 만난 안재우(허정민 분), 윤보름(한보름 분), 고독재(이이경 분), 천설(조혜정 분), 정남길(장기용 분)은 1999년 당시 순수하고 풋풋한 대학생의 모습 그대로를 보여줬다.

이 가운데 한보름은 진주의 절친으로 시원한 말투와 화끈한 걸크러시를 자랑하는 90년대 신여성 윤보름 역을 맡았다. 비실비실한 체력에 소심하고 잘 삐치는 안재우가 과팅에서 반한 인물. 보름은 응원단에 재우가 들어오자 적극적인 스킨십으로 오히려 그를 당황시켰다. 그렇게 남녀가 바뀌며 발전한 C.C의 애정행각은 시청자들에게 큰 웃음을 선사했다.

‘고백부부’ 종영 후 최근 서울 영등포구 당산동에서 한보름을 만났다.

배우 한보름 /사진=조은정 기자


-‘고백부부’가 12부작으로 짧게 끝나서 아쉽겠다

“너무 많이 사랑해주셔서 감사드리는 것도 많고, 윤보름 역할도 너무 많이 사랑받아서 감사하다. 나에게 ‘고백부부’는 선물 같은 작품이다. 행복한 일도 추억도 많아서 좋았다.”

-윤보름의 걸크러시 성격이 연기하기에 어땠나?

“윤보름은 지금까지 역할들 중에서 나와 가장 닮았다. 원래 천설 역으로 오디션을 봤다. 그런데 오디션장에서 윤보름이란 캐릭터 이름이 나와 같아서 운명이라 생각했다. 안 하면 후회할 것 같아서 오디션을 보고 나가기 전에 보름 역할을 한 번 읽어보겠다고 했다. 이후 감독님께서 보름 역할을 다시 보자고 하셨다. 내 성격이 워낙 시원시원하기 때문에 작품하면서 놀러가는 느낌이 많았고 재미있었다.”

-‘고백부부’가 시청자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고 종영했다. 어떤 점이 매력인 것 같나?

“시나리오를 받고서 1부부터 4부까지 쉬지 않고 봤다. 너무 재미있었다. 원작 웹툰까지 보고서 이 드라마는 내가 출연하지 않더라도 시청자로서 꼭 봐야겠다고 생각했다. 타임슬립 자체도 그렇고, 1999년에 청춘을 다시 즐긴다는 게 신선했다.”

-1999년을 배경으로 연기하면서 그간의 작품과는 다른 기분이 들었을 것 같다

“나는 90년대에 유행한 걸 청소년 때 알고 기억하고 있어서 향수를 자극했다. 삐삐를 썼던 것도 생각나고 녹색지대 노래도 떠올랐다. 저희 출연진의 나이대가 다양했는데, 그 중에서 기용이와 혜정이가 26살 막내였다. 그 친구들은 녹색지대 노래를 처음 들어본다더라. 신기했다.”

-강릉으로 청춘여행을 떠난 장면에서 출연진의 ‘절친 케미’가 돋보였다. ‘고백부부’ 팀의 팀워크가 좋았던 게 느껴졌다

“호준 오빠랑 나라 언니가 몇일 밤을 새서 지친 상태였다. 현장에 도착하니 호준 오빠는 제일 처음 ‘너네 보니까 힘이 난다’고 하시더라. 나라 언니도 웃으면서 달려와 안아줬다. 촬영하는 기분이 아니고 바다에 놀러온 기분이었다. 진짜로 현실웃음이 나왔다. 조개구이도 먹고 그랬는데 하루여서 아쉬웠다. 저희도 아쉬워하는 걸 보면, 좋은 게 많았으니까 그런 것 같다. 저희 현장도 감독님, 작가님도 좋았고 스태프들 사이도 되게 좋았다. 우리 드라마가 되게 좋은 드라마였구나 생각했다.”

“저희는 사소한 것도 다 말했다. 대본을 보고 언니가 우는 신이 나오면 ‘언니 너무 고생했다’ 말해주고. 서로 칭찬이 마를 새가 없었다. 호준 오빠한테도 신이 너무 감동적이라고 하면 ‘내가 잘 해야지’ 말씀하시더라. 아침부터 촬영하는 신이 있으면 서로들 응원했다. 우리들은 서로 돈독했다.”

배우 한보름 /사진=조은정 기자


-단톡방이 지금도 활성화됐다고 들었다

“12부작이 짧기도 하고 촬영 내내 바빴다. 그래서 서로 보면 마냥 좋았다. 끝나고 아쉬움도 많았다. 뭔가 애틋해서 다들 한 번에 캐릭터를 보내지 못하고 있다. 지금도 톡으로 많이 얘기하고 있다. 포털사이트에 기사가 뜨면 괜히 기사 띄우면서 사진보고 놀리고 그런다.(웃음) 다들 같이 여행도 갔으면 좋겠다고 했다.”


-장나라와 손호준은 어떤 선배였나?

“저희는 나라 언니를 소녀라고 부른다. 이번 기회에 언니와 많은 대화를 나눴고 지금도 계속 연락을 주고받는다. 언니를 보면 되게 여리여리하고 소녀 같다. 근데 언니는 스스로 되게 강하다고 한다. 언니가 촬영하는 동안 한 번도 예민해지거나 지친 모습을 본 적이 없었다. 힘든 감정신을 연기했는데도 웃으면서 저희를 먼저 챙겨줬다. 언니가 말랑말랑해 보여도 단단하구나를 느꼈다. 이번 작품으로 언니라는 사람을 안 게 큰 선물이었다. ‘배고프다’ 지나가는 말에도 나라 언니는 먹을 걸 엄청 많이 사비로 사와서 챙겨줬다.”

“호준 오빠는 예능과 ‘응답하라’ 인상이 강했다. 착한 사람이라는 얘기가 많아서 궁금했는데 생각한 것보다 더 착했다. 제게 가장 먼저 밥을 사주셨고, 스태프들 식사비까지 다 계산해주셨다. 오빠가 먼저 단체방을 만들거나 한 잔 하자고 말하면서 분위기를 주도해줬다. 기용이를 되게 예뻐해서 항상 밥을 챙겨줬다.”

-허정민과는 2015년 KBS2 일일드라마 ‘다 잘될 거야’ 이후로 또 한 번 커플 연기를 했다

“정민 오빠랑은 이전에 부부로 호흡을 맞춰서 이번에 풋풋한 대학생 사랑 연기를 할 수 있을까 싶었다. 막상 연기하다보니 오빠 덕에 가장 보름이 답게 연기할 수 있었던 것 같다. 작가님께서 처음에 스킨십이 많다고 하셨는데 생각보다 뽀뽀신을 많이 주셨다. 다른 분들이 ‘정분나지 않아요?’라고 하시는데 절대 안 난다. 우리가 이렇게 안 난다는 걸 보여줬다.(웃음) 점점 윤보름에 빠지다보니까 재우 연기 하는 게 그냥 예뻐 보였다. 다음에는 현실 남매로 만나자고 했다. 호흡이 너무 좋았다.”

-워낙 뽀뽀신이 많아 이번 ‘연기대상’에서 허정민과 베스트 커플상도 노려볼 만하지 않나?

“욕심내면 안 되는데, 두 번이나 KBS에서 커플 연기를 했으니 주시면 좋긴 하겠다. 만약 우리가 안 돼도 나라 언니, 호준오빠, 기용이 셋이서 받았으면 좋겠다. 올 연말에 다 같이 시상식에 모여 있었으면 좋겠다.”

-조혜정과 장기용은 어떤 막내였나?

“혜정이는 실제로도 너무 귀엽다. 혜정이한테 내가 천설이 역을 했으면 이 정도까지 못했을 것 같다고 했다. 설이만의 캐릭터로 혜정이가 많이 고민하고 생각한 것 같다. 가장 기억에 남는 댓글은 ‘캐릭터 하나하나 찰떡같다’ ‘인생 캐릭터다’라는 거다. 모든 사람들의 칭찬을 받는 게 쉽지는 않은데 현장도 너무 좋았어서 행운이라 생각했다.”

“기용이는 ‘누나누나’, ‘형형’ 하면서 애교 있게 많이 물어보고 그랬다. 진짜 열심히 한다. 많이 생각하고. 마냥 막내라고 생각했는데 화면에서는 완전 딴 사람이더라. 기용이가 밥을 진짜 많이 먹는데, 저희끼리 ‘장기가 길어서 장기용이냐’고 했다. 기용이가 검색어 1위를 하면 저희가 좋아하면서 알려줬다. 기용이가 인기 많아진 것에 대해 다들 너무 좋아한다. 그러면서 기용이한테 성공해도 우리 잊지 말라고 하면 자기는 한 거 없다면서 부끄러워한다. 기용이랑 혜정이는 저희한테 마냥 예쁜 동생이었다. 우리는 언니 동생할 거 없이 다 예쁜 말만 했다.”

배우 한보름 /사진=조은정 기자


-윤보름 역을 연기하면서 특히 여성 팬들에게 반응이 좋았다

“여성 팬분들이 ‘멋있다’ ‘인생 캐릭터’라고 얘기해주신 게 가장 좋았다. ‘걸크러시’ ‘멋있는 여자’라 말씀해주셨고 칭찬이 너무 많았다. 작품 내내 배우들이 칭찬 받아서 좋았다. 중학교 때 친구는 문자로 ‘딱 너 보는 것 같아’ ‘저건 연기가 아니야 현실이야’라고 하더라. 나에게서 윤보름 같은 모습을 가장 많이 보여주려 했다. 실제로 스무 살 때 ‘남사친’에게 했던 모습, 솔직하고 터프한 모습을 가져왔다. 그래서 자연스러웠다.”

-그 밖에 기억에 남는 반응들이 있다면?

“저희끼리 재미있는 댓글을 보면 캡처하고 서로 보냈다. ‘허정민씨 근육 몸이 어색하다’, ‘여기 장문복씨 나오나요’ 반응이 너무 재미있었다. 나중에는 사랑을 너무 많이 받으니까 댓글이 이천 개까지 달렸다. 그만큼 사랑받는다는 걸 아니까 기분이 묘하더라.”

-앞으로 어떤 연기를 보여주고 싶은가?

“‘고백부부’를 하면서 되게 많이 힘도 났고 연기하는 게 이렇게 재미있고 즐겁구나를 느꼈다. 나다운 면을 많이 보이고 나를 버리지 말아야 더 재미있어지는 구나를 느꼈다. 앞으로 연기할 때도 실제 한보름을 보여줘야겠다고 생각한다. 어떤 역할이 들어와도 기분 좋게 할 것 같다. 작품을 하면서 어떻게 빠져야하는지, 섬세한 연기를 해야 하는 구나를 느꼈다.”

-애완 미용 자격증을 취득하고 유기견 봉사 중이라고

“6개월 동안 학원가서 매일 4시간씩 애완 미용 기술을 배우고 필기와 실기 시험을 치렀다. 직접 강아지를 미용하고 싶어서 했다. 유기견 봉사 중에 엉킨 털을 미용할 수 있는 인원이 적다. 저를 포함해 안혜경 언니, 배다해 언니, 여러 개그맨과 일반인으로 구성된 유기견 봉사 팀이 있다. 적어도 매달 3만원씩 모아서 사료와 난방기구, 도구들을 후원한다. 나는 3년 됐는데 다른 분들은 더 오래 전부터 하셨다. ‘고백부부’를 촬영하면서는 장나라 언니와 유기묘 얘기도 나눴다.”

-애청자들에게 마지막 한 마디

“‘고백부부’를 너무 많이 사랑해주셔서 감사하다. 저희도 촬영 내내 힘이 돼서 지치지 않고 촬영했다. 윤보름 역할, 한보름도 많이 기억해 주셔서 저로서 너무 감사하다. 앞으로 좋은 모습 보여드리겠다. 저희도 캐릭터를 천천히 떠나보내고 있다. 시청자들도 천천히 보내주셨음 좋겠다.”

/서경스타 한해선기자 sesta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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