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진성 신임 헌법재판소장은 27일 취임사를 통해 “가장 오래된 사건을 비롯한, 주요 사건의 균형잡힌 해결에 집중하겠다”고 강조했다. 그간 소장 부재, 재판관 부족으로 쌓여있던 헌재 사건들의 처리에 속도를 내겠다는 의지로 읽힌다.
이 헌재소장은 이날 취임식을 열고 “우선 가장 오래된 사건을 비롯한, 주요 사건의 균형잡힌 해결에 집중하겠다”며 “헌재에 대한 국민의 신뢰는 본연의 업무인 재판을 때맞추어, 적정하게, 그리고 올곧게 하면 자연스럽게 따라온다”고 말했다.
이 헌재소장은 또 “2018년은 헌재가 창립 30주년을 맞는 해”라며 “헌재는 ‘실질적 민주화’라는 분명한 목표가 있었던 때에 만들어졌고 우리 재판소는 실질적 의미의 정의가 무엇인지를 본격적으로 고민하고 선언해야 할 새로운 시기로 접어들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우리 재판소의 30년 역사는 진정 자랑스럽다. 그렇지만 우리가 혹히 ‘그들만의 리그’에 있는 것은 아닌지 뒤돌아봐야 한다”고 신임 헌재소장은 당부했다. “헌재도 권한을 독점하고 있는 만큼 긴장감을 놓쳐 현실에 안주하거나 독선에 빠질 위험이 있다”는 것이다.
신임 헌재소장은 이어 “보수와 진보의 이분법에 매몰되지 않도록 경계해야 한다”며 “헌재의 결정은 대립하는 헌법적 가치를 조정하는 것이다. 한 영역에서 균형있는 선택을 했다면 다른 영역에서도 그 균형을 유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 헌재소장은 자신의 취임사에 김종삼 시인의 ‘장편2’라는 시를 인용하며 “헌법재판소의 주인은 고단한 삶이지만, 의연하게 살아가시는 우리 국민”이라고 말했다. “우리에게는 이 기관을 맡겨주신 국민을 이롭게 할 의무가 있다. 그 분들의 손을 따뜻하게 잡고 눈물을 닦아드릴 의무가 있다”고 신임 헌재소장은 취임사에서 힘주어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