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삼성생명은 3.70% 하락한 13만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삼성생명은 삼성전자 보통주 8.19%를 보유한 1대주주로 이날 삼성전자 약세에 동반 급락하며 장 중 한때 4% 넘게 하락하는 모양새를 보였다. 삼성생명은 삼성전자 주가 상승에 따른 수혜를 톡톡히 누려왔으나 이날 삼성전자 악재를 피해가지 못했다.
삼성생명 다음으로 삼성전자 지분을 많이 보유한 삼성물산(삼성전자 지분 4.61% 보유)도 2.89% 하락한 13만4,500원으로 장을 마쳤다. 이 밖에도 삼성SDI(-4.30%), 삼성전기(-3.74%), 삼성에스디에스(-3.23%), 삼성바이오로직스(-1.54%) 등 삼성그룹주 대부분이 일제히 1~4%대의 하락률을 기록했다.
미국 블랙프라이데이 효과에 따른 미 증시 훈풍에도 메모리 산업에 부정적인 전망이 제기되자 정보기술(IT) 대표 종목인 SK하이닉스(000660)도 2.35%나 떨어지며 동반 하락세를 연출했다. 이날 외국계 증권사 모건스탠리가 삼성전자에 대해 ‘중립’ 의견을 제시하자 전기전자 업종에 대한 투자심리가 약화되며 외국인들이 대거 ‘팔자’로 돌아섰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의 하락은 코스피 시장에서 전기전자 업종의 하락도 주도했다. 전기전자 업종은 이날 4.30%나 급락하며 코스피 전 업종 중에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특히 외국인들이 전기전자 업종 매도를 주도했는데, 이날 하루만 3,580억원 어치를 팔아치웠다.
코스닥 시장의 반도체 관련 업종도 1.34% 내리며 삼성전자 급락의 유탄을 고스란히 맞았다. SK머티리얼즈(-4.46%), 동진쎄미켐(-4.26%), 하나머티리얼즈(-4.31%) 등이 4% 넘게 떨어졌다. 제약·바이오 업종으로의 쏠림 현상을 반도체주가 이어받을 것으로 예상됐으나 이날 삼성전자발 동반 하락장을 연출한 것이다. 코스닥 시장에선 장초반만 해도 삼성전자의 약세 영향이 크지 않았으나 점차 IT 업종 위주로 악재가 번지는 모습을 보였다.
이영곤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외국계 증권사의 삼성전자 보고서가 부정적으로 작용했고 그간 급등한 종목도 매물 소화 과정을 거치고 있다”며 “다만 우량 IT 종목들은 매물과 기초여건 우려가 해소되면 반등이 가능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광수기자 bright@sedaily.com